지구처럼 물이 풍부한 것으로 보이는 외계행성이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통해 특정됐다. 지름이 지구의 약 2배인 이 외계행성은 태양계 행성 금성과 해왕성의 특성 일부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연구소(MPIA)는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지구에서 약 97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GJ 9827 d'가 풍부한 물과 대기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외계행성 'GJ 9827 d'는 적색왜성 'GJ 9827'을 공전한다. 대략 60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며, 대기 중에서 수증기가 검출된 그간의 외계행성들 중에서는 가장 작다.

적색왜성 GJ 9827을 공전하는 GJ 9827 b(오른쪽)의 상상도. 물이 풍부할 것으로 보이며, 금성의 특성도 일부 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MPIA·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MPIA 관계자는 "'GJ 9827 d'를 통해 은하계에 존재하는 물이 풍부한 행성에 관한 이해가 크게 진전될 수 있다"며 "물을 포함한 대기를 가진 행성이 태양계 밖 항성계에 실존할 가능성을 대기 검출을 통해 증명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GJ 9827 d'는 주성과 가까워 금성만큼이나 뜨거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 행성이 주성분이 물인 대기를 가졌는지, 아니면 수소를 많이 함유한 희박한 대기를 둘렀는지 정확하게 알려면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MPIA 관계자는 "'GJ 9827 d'는 주성과 아주 가깝고 형성된 지 60억 년이 지났기 때문에 주성의 강력한 항성풍에 당초 존재한 수소 대부분을 잃었을 것"이라며 "아마 표면과 대기 상황이 금성과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GJ 9827 d'는 수증기를 포함한 수소가 풍부한 외부 가스 영역을 아직 갖고 있을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지구형 암석행성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은 외계행성, 즉 미니 해왕성의 특성을 여럿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MPIA는 'GJ 9827 d'가 기온이 한층 높은 목성 위성 유로파와 흡사할 수도 있다고 봤다. 유로파의 두꺼운 얼음 아래에는 지구의 2배나 되는 물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GJ 9827 d'는 절반은 암석, 절반은 물로 구성되며, 주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형성된 뒤 현재 위치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MPIA는 열어뒀다.

한편 NASA는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외계행성 'GJ 9827 d'에 대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정밀 관측이 이뤄지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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