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족이 예로부터 신성시한 로토루아 호수에서 대규모 자기 이상이 감지됐다. 호수 바닥에서 관찰된 독특한 열수 흐름이 영향을 줬다고 학자들은 추측했다.

뉴질랜드 정부 기관 GNS 사이언스 연구팀은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약 80㎢ 규모의 로토루아 호수에서 열수 흐름 및 대규모 자기 이상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타우포 화산지대 활동으로 형성된 로토루아 호수는 뉴질랜드 북섬에서 두 번째로 크다. 청록색 물빛과 자욱한 물안개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오리족의 성역으로 유명하며, 과거 추장의 딸이 호수를 헤엄쳐 건너 젊은 전사와 금지된 사랑을 맺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로토루아 호수 바닥 약 55㎢ 면적을 멀티빔 에코 사운더로 매핑한 화면 일부 <사진=GNS 사이언스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서 로토루아 호수 지하 열수의 흐름과 불가사의한 자기 이상이 확인됐다"며 "소나의 일종인 멀티빔 에코 사운더 장비로 호수 바닥의 물리적 특징을 매핑한 덕에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멀티빔 에코 사운더로 매핑된 호수 면적은 약 55㎢다. 호수 바닥 전체의 69%에 해당하는 범위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화산 분화에 의한 호수 바닥의 숨겨진 크레이터 등 태고의 비밀을 여럿 알아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특히 주목할 것은 호수 바닥 남쪽에 큰 자기 이상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통상 화산암에서 감지되는 것은 플러스 이상, 즉 주변보다 자기가 강한 현상인데, 로토루아 호수는 그 반대"라고 말했다.

로토루아 호수 바닥에 분포한 열수 분출구(보라색). 여기서 나온 열수가 자철광을 황철광처럼 변질시킨 것으로 보인다. <사진=GNS 사이언스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어째서 로토루아 호수 바닥 일부에서 자기가 약해지는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아마 호수 바닥에서 발견된 열수의 흐름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로토루아 호수 바닥의 열 흐름만 따로 매핑한 결과, 열이 지하에서 호수 바닥까지 상승하는 것이 확인됐다. 해당 영역에서는 열수 분출구로 보이는 크레이터들도 특정됐다.

일반적으로 화산암은 자기가 강한 자철광을 포함한다. 연구팀은 로토루아 호수의 경우 암석의 안쪽을 흐르는 열수가 자철광을 거의 자기가 없는 황철광처럼 변질시켰다고 결론 내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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