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예 대형 시놉틱 관측 망원경(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 LSST)의 완성이 임박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천체 관측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LSST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SLAC 국립 가속기 연구소가 칠레 베라 루빈 천문대에 설치 중인 32억 화소 카메라다.

SLAC 국립 가속기 연구소는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LSTT의 가동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고 발표했다. 남미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를 상징하게 될 LSST는 적색 왜성 플레어와 고속 폭발의 일종인 FBOT(Fast blue optical transient)의 이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LSTT는 수백만~수십억 광년 떨어진 초신성이 야기하는 다양한 광학적 신호를 관찰하기 위해 제작됐다. 우주를 채운 것으로 생각되는 암흑 물질, 우주 팽창을 가속하는 암흑 에너지, 급격한 광량 변화를 야기하는 돌발 현상을 주로 조사한다.

2021년 SLAC 국립 가속기 연구소에 도착한 LSTT의 전면부 필터. 장비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사진=SLAC 국립 가속기 연구소·미국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 공식 홈페이지>

LSTT 주요 미션 중 하나는 FBOT 관측이다. 놀라울 만큼 밝은 섬광이 짧은 시간 지속되는 FBOT은 감마선 폭발(GRB)과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나 광량의 규모가 다르다. 백색왜성의 폭발로 갑자기 밝게 빛나는 초신성은 태양의 약 100억 배 광도를 몇 주간 유지하는데, FBOT은 점멸 시간이 매우 짧아 그 정체가 불명확하다.

적색왜성의 활동을 면밀히 살펴보는 데도 LSST가 활약할 전망이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LSST를 통해 M형 적색왜성의 플레어가 우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중점 조사한다. 적색왜성 플레어는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고 지속 시간도 짧아 일반적인 장비로는 관측이 어렵다.

맨눈으로 관측할 수 없는 적색왜성들은 플레어 정보를 이용해 궤도를 얼마나 이동했는지, 표면의 온도는 얼마인지 추측할 수 있다. G형 주계열성으로 태양계를 이끄는 태양에 대한 이해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적색왜성 플레어의 상상도. 적색왜성이 거느린 외계행성 중에는 골디락스 존 내의 지구형 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SLAC 국립 가속기 연구소 관계자는 "적색왜성 플레어로 인한 항성 표면 온도는 1만K(켈빈), 즉 태양의 약 1.7배까지 가열되는데, LSST는 이에 따른 적색왜성 휘도의 급상승을 감지할 수 있다"며 "LSST는 10년으로 예정된 조사에서 약 300만 개의 적색왜성 플레어를 포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플레어의 종류, 빈도,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천체 물리학을 발달시킬 뿐만 아니라 적색왜성 주변을 도는 지구형 행성의 실존 여부, 나아가 우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FBOT의 경우 역시 수백 개를 잡아낼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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