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현재 수준으로 진행될 경우 북극해의 해빙(sea ice, 빙산과 다름)이 2035년 모두 녹아 없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상이 빠르게 녹고, 북극해 일부 지역은 10월 중순이 돼도 결빙이 시작되지 않는 등 극지방은 이미 온난화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UCB) 연구팀은 6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2035년 북극해에 해빙이 하나도 없는 여름이 도래할 가능성을 점쳤다.
조사 관계자는 "북극권 해빙은 1978년 인공위성에 의한 관측이 시작된 후 현저하게 감소해 왔다"며 "특히 최근에는 해빙의 감소 페이스가 더욱 빨라져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지경"이라고 전했다.
북극의 여름은 7~9월이다. 온난화로 해상의 얼음이 감소하면 북극곰과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등이 구성하는 현지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는다. 동물들의 서식지가 좁아지고 먹이활동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원래 해빙이 막아주던 파도가 거세지면서 연안 사람들의 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연구팀은 북극권 해빙 면적이 100만㎢ 미만이 된 상태를 '얼음이 없는 북극권'으로 정의하고, 현재 기후변화 페이스를 기준으로 그 도래 시기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1980년대 550만㎢였던 북극권 해빙 면적이 2015~2023년 330만㎢까지 감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그린란드의 빙상과 달리 해빙은 매년 기온 변화에 따라 생성된다. 일단 얼음이 없는 북극권이 도래하더라도 기후변화를 역전시켜 다시 여름철 해빙 면적을 늘릴 수는 있다. 다만 얼음이 사라져 망가진 생태계는 좀처럼 복원하기 어렵다.
조사 관계자는 "이르면 2020년대, 늦어도 2050년에는 얼음이 없는 북극권의 여름을 인류가 맞게 될지도 모른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고 못 막고는 인간이 얼마나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