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우주망원경이 세페이드 변광성을 활용해 측정한 우주 팽창 속도에는 오류가 없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신예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계측 데이터가 허블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유럽우주국(ESA)은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우주 팽창률을 나타내는 허블 상수는 우주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정보인데, 허블과 플랑크우주망원경이 산출한 우주 팽창 속도는 각각 74㎞/s/Mpc(메가파섹) 및 67.80㎞/s/Mpc로 차이가 나 논란이 됐다. 고해상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CMBR) 관측이 임무인 플랑크우주망원경은 2009~2013년 ESA가 운용했다.

ESA는 "허블이 우주 팽창률 측정을 위해 활용한 세페이드 변광성을 제임스웹우주망원경도 들여다봤고, 두 장비의 데이터 대조 결과 허블의 측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허블과 플랑크우주망원경의 측정값에 차이가 난 이유는 현재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이 각각 잡아낸 세페이드 변광성. 각 픽셀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별을 나타낸다. 세페이드 변광성 조사 샘플은 우주 팽창 속도와 나이를 측정하는 데 기본이 된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우주는 빅뱅에 의해 탄생한 약 138억 년 전부터 팽창을 거듭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지구에서 바라보는 은하가 멀어지는 현상을 우주론적 적색편이라고 한다. 멀리 떨어진 은하의 스펙트럼은 파장이 약간 긴 쪽으로 몰리는데, 이는 우주 팽창에 의한 도플러 효과의 영향이다.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파월 허블은 우주 팽창으로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는 은하까지 거리에 비례한다는 허블-르메트르 법칙을 1929년 발표했다. 은하의 후퇴 속도를 v(㎞/s), 은하까지 거리를 d라고 하면 'v=H0d'라는 식이 성립되는데, 비례상수 H0을 허블 상수라고 부른다.

에드윈 파월 허블의 이름을 딴 허블우주망원경은 1990년 발사된 이래 허블 상수의 정확한 계측 활동을 벌여왔다. 이 장비가 세페이드 변광성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일 가능성도 떠올렸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세페이드 변광성을 활용해 측정한 우주 팽창 속도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계측 결과와 일치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허블우주망원경의 당시 측정치는 오차 1% 미만이라고 평가됐다. 다만 이 망원경이 도출한 허블 상수는 플랑크망원경이 측정한 CMBR 결괏값과 10%가량 차이가 있었다. 학자들은 먼저 개발된 허블의 데이터에 오차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플랑크망원경의 측정값이 우세한 위치를 점하기도 했다.  

ESA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측정 오차가 부정됐기 때문에 플랑크우주망원경이 도출한 우주 팽창률이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류를 낸 이유는 기기 이상은 아니며,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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