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공급되면 오랜 시간 스스로 움직이는 '물먹는 새(Drinking bird 또는 Dipping bird)' 완구를 응용한 참신한 발전 시스템이 등장했다. 100㎖의 물로 50시간 가동해 최대 100V 전압을 기록,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난화대학교는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물먹는 새'와 마찰 대전을 응용한 소형 발전 시스템 'DB-THG'를 소개했다. 이 장치는 마찰 대전을 응용해 '물먹는 새'의 움직임을 전기로 변환한 시스템이다.

'DB-THG'는 '물먹는 새' 완구와 액정 패널 20장을 연결한 구조다. '물먹는 새'는 디클로로메탄(다이클로로메테인) 같은 기화점이 낮은 액체를 넣고 밀봉한 두 유리 구체를 관 하나에 연결하고 다리와 머리를 장식한 장난감이다.

액화 디클로로메탄이 든 두 구체와 기화열을 이용해 물을 마시는 새 동작을 구현하는 물먹는 새 장난감 <사진=The Action Lab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Why Does The Drinking Bird Speed Up In a Vacuum?' 캡처>

'물먹는 새'는 위쪽 구체(머리)보다 크고 액화한 디클로로메탄이 든 아래 구체(몸통)가 중심을 잡고 수직으로 선다. 머리에 붙은 부리 모양의 천을 물로 적시면 증발하면서 기화열을 빼앗는다.

이때 온도가 내려가므로 머리 내부의 디클로로메탄 증기가 응집한다. 머리 내 기압이 떨어져 몸통에 쌓인 디클로로메탄이 빨려 올라가면 머리가 무거워져 부리가 앞으로 기운다.

부리가 컵의 수면에 닿으면 머리가 주위 환경과 같은 온도가 되면서 압력을 회복하고 올라왔던 액체가 몸통으로 내려가 새가 다시 수직으로 선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는 '물먹는 새' 장난감은 1945년 처음 개발됐다.

'DB-THG'는 시판되는 '물먹는 새'를 원반 2장 사이에 놓고 고정했는데, 원반에는 마찰 대전을 일으키는 소재를 장착했다. 원반 사이의 '물먹는 새'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전기를 확인하기 위해 액정 패널 20장을 연결했다.

실험 관계자는 "액체 디클로로메탄이 동작해 새가 움직이자 전하가 이동하면서 액정 패널이 모두 표시됐다"며 "온도 24℃, 상대습도 20% ± 5%의 실험실에서 'DB-THG'는 불과 100㎖의 물로 50시간 작동했고 최대 전압 100V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DB-THG'는 준비된 액정패널 외에 온도계나 계산기 등 소형 전자기기를 작동시켰다"며 "물의 증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새로운 장치를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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