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장내 세균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네게브벤구리온대학교 연구팀은 24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식이섬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장내 세균이 도시 사람들에게서 점점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이자 식이섬유를 구성하는 셀룰로오스는 인간의 소화 효소로는 분해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장내 세균은 셀룰로오스를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장내 세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사실 식이섬유는 인간의 소화 효소가 처리하기 어려운 음식 성분의 총칭"이라며 "2003년 연구에서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인간의 장내 세균이 발견됐고, 이후 조사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이어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인간의 장내 세균을 조사하는 새로운 연구에서 다양한 장내 세균 샘플이 분석됐다"며 "샘플에는 다양한 문화권에 사는 인간과 약 1000년 전 사람이 남긴 분변, 영장류, 다양한 반추동물(되새김하는 동물)로부터 채취된 장내 세균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루미노코쿠스 속 장내 세균 3종이 발견됐다. 이들 장내 세균은 식물과 접촉하면 셀룰라아제라는 효소의 복합체를 생산해 셀룰로오스를 열심히 분해한다.

식이섬유는 특정 장내 세균이 분해하는 셀룰로오스로 구성된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셀룰로오스를 처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이를 실행하는 박테리아는 거의 없다"며 "셀룰로오스는 불용성이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장내 식이섬유는 수영장에 떠 있는 나무 줄기와 같아 분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장내 세균의 양이 인종이나 문화권마다 다르다는 것도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1000여 년 전 살았던 사람들이나 현대 수렵채집민, 혹은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장내 세균이 풍부한 반면, 현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현저하게 부족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는 현대인의 식생활에 식이섬유가 부족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장내 세균이 도시 사람들에게서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는 채소를 멀리하는 라이프 스타일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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