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송장개구리(wood flog)가 도로의 염분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빠른 시간 안에 진화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금이 자연계에 주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조사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렌셀러폴리테크닉대학교(RPI) 생명공학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인간이 도로가 어는 것을 막기 위해 뿌린 소금이 개구리의 진화를 강제로 앞당겼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북미 동부에 널리 서식하는 송장개구리 일부에서 25년 안에 급속하게 진화가 이뤄지는 원인을 조사해 왔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개구리를 채집해 분석한 연구팀은 도로 위 소금에 주목했다.

RPI 생명공학자 브라이언 매츠 교수는 "북미의 추운 지역에서는 도로에 결빙방지제를 뿌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여러 국가가 사용하는 결빙방지제는 염화나트륨이나 염화칼슘, 즉 소금이 주성분"이라고 전했다.

송장개구리가 도로 위 소금으로부터 몸을 지키려 진화를 거듭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이어 "송장개구리는 도로에 뿌린 소금으로부터 몸을 방어하기 위해 불과 10세대(25년) 안에 내성을 갖게 된 듯하다"며 "인체에 해가 없어 오랫동안 쓴 결빙방지제가 다른 생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겨울철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결빙방지제를 개발해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다. RPI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는 결빙방지제는 1970년대 제품에 비해 염화나트륨 양이 4배나 많다.

브라이언 교수는 "길에 뿌려진 소금이 다른 생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인간은 간과해 왔다. 소금이 환경에 주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적은 것이 증거"라며 "결빙방지제가 냇가에 흘러들면 수생생물을 죽이거나 성장을 방해하고 개구리 성전환을 일으키는 등 악영향이 많다"고 말했다.

북미는 물론 우리나라 등 다양한 국가가 한겨울 도로가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염화나트륨이나 염화칼슘을 사용한다. <사진=pixabay>

교수는 "양서류가 주로 서식하는 습지대는 호수보다 물이 적어 염분 농도가 쉽게 올라간다"며 "우리 연구에서는 한 주차장 옆 습지의 염도가 자연환경의 100배 가까이 높았고, 거기 사는 송장개구리는 불과 몇 세대 안에 내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북미 각지에서 채집한 송장개구리의 알에서 부화한 올챙이 역시 다른 올챙이에 비해 고농도 염분에 노출돼도 한층 오래 버텼다.

브라이언 교수는 "소금에 내성이 생겨도 단지 시간을 끄는 것뿐이며, 송장개구리가 고농도 염분에 노출돼도 오래 산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인간은 보다 적은 염화나트륨로 도로 결빙을 막을 대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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