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핵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수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최신 연구에서 제기됐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지구과학 연구팀은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지구의 핵 총중량 중 수소의 비중을 조사해온 연구팀은 지구 전체 바다의 45배 분량이라는 추정치를 뽑아냈다. 이는 수소의 주요 공급원인 물의 대부분이 지구가 형성될 때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조사 관계자는 “46억 년 이상 전, 태양 주변의 암석과 가스, 먼지가 충돌하면서 지구가 형성됐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핵, 맨틀, 지각이 구성됐는데 지구 중심부에서는 막대한 압력 아래에서 밀도가 높고 뜨거운 핵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의 핵은 주로 철과 니켈로 구성되며, 지구 자기장의 생성원”이라며 “수소가 지구의 주요 성장 단계에서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는 우리별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소의 기원과 분포를 연구하는 것은 행성의 형성은 물론, 생명체 진화를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다만 지구의 핵은 지표면 아래 깊은 곳에 자리하고, 그 압력을 실험실에서 재현하기도 어렵다. 수소가 가장 가볍고 작은 원소인 점에서 정량화 자체도 까다롭다.
조사 관계자는 “선행연구에서도 지구의 핵에 수소가 풍부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규소나 산소 등 비교적 측정이 쉬운 원소와 비교하면 그 양을 명확히 알 수 없었다”며 “샘플을 지름 약 20㎚(나노미터)의 바늘 모양으로 가공해 고전압에 노출하고 원자를 이온화하는 방식으로 수수께끼에 접근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철을 사용해 지구 핵의 온도와 압력을 재현하는 실험에 나섰다. 금속이 냉각됨에 따라 나노구조 내 수소가 규소 및 산소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밝혀졌고, 수소와 실리콘의 비율이 거의 1 대 1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 비율을 핵 속 규소의 과거 추정치를 대조해 수소량을 다시 계산했다.
조사 관계자는 “철의 나노구조에서 나타난 실리콘, 산소, 수소의 상호작용은 지구 자기장 형성 과정에서 핵에서 맨틀로 열이 어떻게 방출됐는지 보여주는 단서”라며 “우리가 뽑아낸 것은 어디까지나 수소의 추정치지만, 성장 단계부터 지구에 수소가 대량 공급됐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