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영벌은 다른 개체의 가르침 없이 혼자 배우고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뒤영벌의 지능이 높다는 연구는 많지만, 특출 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핀란드 오울루대학교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이달 초 발간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험 보고서를 내고 뒤영벌이 혼자 문제를 헤쳐나가는 융통성과 지능을 가졌다고 전했다.

둥글고 귀여운 외형을 한 뒤영벌은 범블 비(Bumble Bee)라는 영어 이름으로 잘 알려졌다. 동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따라 하는 학습 능력을 가진 뒤영벌은 고도의 사회성으로도 유명하다. 

뒤영벌은 벌 중에서도 지능이 뛰어나고 사회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뒤영벌이 과연 아무에게도 배우지 않은 문제를 자신의 힘만으로 푸는지 실험했다. 이런 능력은 지금까지 인간이나 침팬지, 코끼리, 까마귀 같은 극소수의 종에서만 확인됐다. 

투명한 통을 준비한 연구팀은 뚜껑에 파란색 원반을 부착하고 작은 구멍을 뚫어 달콤한 꿀을 넣었다. 구멍은 뒤영벌이 바닥에 선 채로는 닿지 않을 높이였다. 즉 꿀을 빨려면 날갯짓을 해야 하는데, 구멍을 작게 뚫어 조준이 어렵게 했다. 연구팀은 통에 하얀색 스티로폼 공을 넣어 벌이 이를 활용하는지 살폈다.

실험 결과, 통에 들어간 뒤영벌 중 무려 75%가 스스로 생각해 문제를 해결했다. 벌들은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공을 몇 번 굴려보더니 꿀 바로 아래까지 옮겼고, 그 위에 기어올라 원반 속 꿀을 마셨다. 

파란 원반 속 꿀을 맛보는 뒤영벌 <사진=오울루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뒤영벌은 보상이 없어도 공을 굴리고 노는 습성이 있어, 우연히 굴린 공이 꿀 바로 아래에 닿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때문에 연구팀은 통 안에 별도의 칸막이를 만들고 반대편 천장에 꿀 원반을 설치했다. 칸막이에는 통과할 수 있는 틈이 있지만, 벌이 있는 곳에서는 꿀이 든 원반이 보이지 않게 했다.

이 실험에서 뒤영벌은 꿀이 있는 위치를 확인한 후, 공을 칸막이 틈으로 통과시켜 반대편으로 보내고, 꿀이 있는 파란 원반 바로 아래까지 운반했다. 벌과 공, 꿀이 들어있는 파란 원반을 미로처럼 꾸민 추가 실험에서도 뒤영벌은 공과 꿀의 위치를 체크한 뒤 공을 꿀이 있는 곳까지 굴렸다.

연구팀은 뒤영벌이 꿀의 위치를 기억하고, 그곳을 목표로 공을 어떻게 굴릴지 선택했다고 봤다. 여러 유형의 실험을 거친 관계로 뒤영벌의 우연이나 변덕, 놀이로 볼 수는 없다고 연구팀은 결론을 내렸다. 

뒤영벌은 벌 중에서도 뇌가 큰 편에 속한다. <사진=pixabay>

오울루대학교 엠마 하키넨 연구원은 “독일 심리학자 볼프강 쾰러는 높은 곳에 매달린 바나나를 본 침팬지가 상자를 쌓아 올려 멋지게 손에 넣는 것을 관찰했다”며 “상황을 판단하고 답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동물의 지능을 생각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로 여겨져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팬지보다 몸집이 훨씬 작은 곤충 뒤영벌은 문제 해결 능력 하나만큼은 침팬지에 필적하는 수준”이라며 “벌 중에서도 뇌가 크다고 여겨지는 뒤영벌의 지능은 학자들 생각보다 뛰어난 듯하다”고 덧붙였다.

뒤영벌은 단순히 지능이 높은 곤충이 아니다. 중국 남방의과대학 연구팀은 뒤영벌도 사람처럼 기쁨을 느끼고 이를 동료와 공유한다는 실험 결과를 2024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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