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러바(적려열파, 34) 같은 중국 톱스타들의 몸값이 급감했다는 루머가 최근 확산됐다. SNS를 중심으로 배우들의 출연료를 정리했다는 일종의 순위표가 소문의 근원지다. 디리러바를 비롯해 샤오잔(초전, 35), 양쯔(양자, 33), 바이루(백록, 31) 등 유명 스타들의 몸값이 적혔는데, 팬들의 상상보다 훨씬 저렴해 시선이 모였다.
이달 들어 웨이보 등을 통해 퍼진 순위표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 역시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 현지에서는 단순한 가짜뉴스로 치부하지 않는다. 순위표의 내용이 최근 중국 영상산업의 위축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서다.
차가워진 시장 상황은 배우들 입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대만 배우 자오유팅(조우정, 41)은 지난달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의학드라마 ‘문심(问心)’ 시즌 2 제작발표회에서 “콘텐츠 업계가 한겨울에 들어섰다”고 언급했다.
배우 둥쯔젠(동자건, 33)과 류하오란(류호연, 28), 청샤오(성소, 28)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세 배우는 지난달 14일 열린 웨이보 영화의 밤 행사에서 공개 구직을 했다. 동자건은 감독 전향에 대한 질문에 “저는 아직 배우다. 요즘 정말 한가하다. 캐스팅 부탁한다”고 말했다. 류호연도 “한가하다. 일 좀 달라”고 했고, 성소는 “신작 소식이 없다. 그리 바쁘지 않다. 스케줄이 많이 비어있다”고 전했다.
세 스타가 시상식에서 너스레를 떤 것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요즘 중드 시장의 위축을 반영한 멘트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는 톱스타들이 출연료를 높여가며 작품을 골랐는데, 최근 장편 드라마 제작 편수와 투자가 함께 줄면서 정상급 배우들조차 차기작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잇따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과 사진의 질이 몰라보게 좋아지면서 드라마 제작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숏드라마 시장의 급격한 재편도 장편 편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실사 콘텐츠 제작이 이전보다 신중해지면서 신인 배우뿐 아니라 기존 스타들의 활동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디리러바의 출연료가 실제로 90%까지 줄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소문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확산되는 것 자체는 중국 영상산업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혔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톱배우 공개 구직과 출연료 급락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중드 시장의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는 모양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