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많은 나라일수록 국민의 행복도가 높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고양이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팀도 경제력과 생활환경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국립정신의학연구소 하비에르 보라스레온 박사 연구팀은 세계 93개국의 고양이 개체 수와 국민 행복도, 국내총생산(GDP), 소득 수준, 의료비 지출, 톡소플라스마 감염률 등을 비교한 결과를 지난달 30일 자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인구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1만 명당 고양이 밀도를 계산했다. 행복도는 2022~2024년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2025년 국가별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대상은 총 93개국으로, 고양이 집사가 많은 한국과 일본도 포함됐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행복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결과는 뚜렷했다. 고양이 밀도와 국민 행복도의 상관계수는 0.620으로, 고양이가 많은 나라일수록 행복도가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경제력과 행복의 관계는 더 강해서, 1인당 GDP와 행복도의 상관계수는 0.800, 소득 수준과는 0.780이었다. 고양이 밀도 역시 GDP와 0.790, 소득 수준과 0.770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부유한 나라일수록 고양이가 많이 사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고양이를 최종 숙주로 삼는 기생충 톡소플라스마 곤디(Toxoplasma gondii)와 관계까지 분석했다. 국가별 일반 인구 자료가 부족해 임신부의 항체 보유율을 감염 수준의 대리지표로 사용했다. 행복도와 최근 감염을 나타내는 톡소플라스마 면역글로불린 M(IgM)의 상관계수는 -0.540, 과거 감염을 주로 반영하는 면역글로불린 G(IgG)는 -0.330이었다. 감염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행복도가 낮은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국가를 보라색으로 표시한 지도 <사진=플로스 원>

고양이가 많은 나라라고 해서 톡소플라스마 감염까지 많은 것은 아니었다. 연구팀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국가일수록 고양이를 실내에서 기르고 사료와 위생·수의학적 관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감염 위험이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러 요인을 함께 넣은 분석에서도 고양이 밀도는 행복도와 양의 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의 회귀모형은 국가별 행복도 차이의 약 47%를 설명할 수 있었고, 고양이 밀도의 표준화 회귀계수는 0.520, 톡소플라스마 IgM은 -0.240이었다.

부유한 국가울수록 고양이 밀도가 높은 등 여러 지표가 확인됐지만, 연구팀은 고양이를 키우면 꼭 행복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봤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고양이를 키우면 행복해진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국가별 자료를 비교한 생태학적 상관연구라 고양이가 행복도를 높인 것인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삶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고양이를 더 많이 키우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고양이 개체 수와 행복도, 경제·보건 지표가 서로 다른 자료원에서 수집됐고, 톡소플라스마 감염률도 전체 국민이 아닌 임신부 자료를 활용하는 등 한계가 있다.

세계 93개국을 비교했을 때 고양이가 많은 나라와 행복한 나라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사실은 본 연구의 분명한 수확이다. 고양이가 그 행복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 행복하게 살 만한 사회가 고양이와 함께 살기에도 좋은 곳인지는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후속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