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2개월 지났지만 주요 능력 미확인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떠올리게 하는 거대 인간형 로봇이 중국에 등장했다. 높이 4m에 무게가 1.2t에 달하는 이 로봇은 두 팔로 최대 500㎏의 물체를 든다고 공표됐다. 압도적인 크기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실제 작업 능력은 2개월째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네오드라다이내믹스(NeodraDynam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Neo)1이다. 지난 8월 베이징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 뒤 약 두 달 만인 이달 중순 상하이 산업박람회에 등장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네오1은 일반적인 휴머노이드와 개발 방향부터 다르다. 최근 중국과 미국 기업들이 내놓은 인간형 로봇 대부분은 몸집이 사람과 비슷한 반면, 키부터 4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사람만으로는 어려운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무거운 물체를 다루도록 설계된 네오1의 가장 큰 장점은 힘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네오1은 전기모터와 유압 장치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을 사용해 넘치는 힘을 발휘한다.
유압은 액체에 압력을 가해 힘을 전달하는 기술로, 굴착기와 같은 중장비에 널리 활용된다. 네오1은 이를 전기 구동 장치와 결합해 큰 힘을 내면서도 정밀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전체 41개 관절 가운데 39개에 자체 개발한 유압 구동 장치가 적용됐다.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관절은 단 2개다.
회사는 하이브리드 구동 장치의 무게는 약 1㎏에 불과하지만 1t급 추력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팔을 합친 최대 적재 능력은 500㎏이며, 반복 위치 정밀도는 ±0.005㎜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제작사 말이 맞는다면 네오1의 활용 분야는 넓다. 네오드라다이내믹스는 광산과 항만, 대형 산업시설은 물론 심해와 원자력 시설 등 위험한 환경에서 네오1을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설비를 점검하거나 무거운 부품을 옮기고, 재난 현장에서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도 목표로 제시했다.
문제는 네오1의 성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첫 공개 이후 약 두 달이 지났지만, 이족보행 영상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제조사가 강조하는 500㎏ 중량물 운반 능력 역시 실제 시연이나 독립적인 성능시험 결과가 공개된 바 없다.
높이 4m, 무게 1.2t의 로봇이 스스로 균형을 잡으며 이동하는 것은 팔을 움직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적 과제다. 네오1을 정말 현장에 투입하려면 무거운 물체를 든 상태에서 자세를 유지하고 작업을 반복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제조사가 언급한 ±0.005㎜의 반복 위치 정밀도 역시 어떤 조건에서 측정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산업 현장에서 중량물을 다룰 때도 같은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애초에 이 로봇을 사람이 원격 조종하는지, 사전에 입력한 동작을 수행하는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네오1이 지난 8월 공개되자 “실사판 건담을 일본이 아닌 중국이 만들었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중요한 성능 입증은 여태 이뤄지지 않았다.
거대한 인간형 로봇의 개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미래기술은 2016년 높이 4m, 무게 1.5t의 로봇 메소드(Method)-2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사람이 탑승해 조종하는 방식으로, 거대한 기체가 두 다리로 움직이는 것도 시연했다. 일본 츠바메 인더스트리는 만화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 멋진 디자인을 자랑하는 4.5m 탑승형 로봇 아칵스(ARCHAX)를 2023년 선보였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