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날개 곤충 화석 정밀 분석
곤충 아닐 가능성에 연대표 수정 필요성

공중을 나는 곤충이 약 4억 년 전 지구에 존재했다는 오랜 학설이 흔들리고 있다. 100년 전 발견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날개곤충의 흔적으로 인정받은 화석이 벌레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곤충의 비행 역사가 최대 8000만 년 짧아질 수 있게 됐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은 1926년 스코틀랜드에서 발굴한 고대 절지동물 화석 리니오그나타 히르스티(Rhyniognatha hirsti)를 재분석한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조사를 이끈 에마 롱 박사는 이 화석을 날개 곤충으로 분류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화석은 스코틀랜드 북부 라이니 처트에서 나왔다. 약 4억800만 년 전 습지의 생물들이 보존된 이곳은 초기 육상 생태계를 연구하는 중요한 화석 산지다. 리니오그나타 화석은 크기가 1㎜도 되지 않는 머리 일부에 불과해 발견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날개를 가진 곤충의 진화사를 수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화석의 운명이 달라진 것은 2004년이다. 미국 연구팀은 리니오그나타의 턱 구조가 날개 곤충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리니오그나타를 약 4억1000만 년 전 존재한 가장 오래된 날개 곤충으로 분류했다.

이 발견은 곤충 진화 연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날개 자체가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턱의 특징을 토대로 비행 능력을 갖춘 곤충의 계통이 이미 데본기에 출현했다고 추정할 수 있어서다. 이후 리니오그나타는 곤충의 진화 시기를 계산하는 여러 연구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됐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리니오그나타가 곤충이 아닌 고대 지네류에 가까운 동물이라고 의심했다. 머리 일부만 남은 화석으로 정확한 분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영국 연구팀은 공초점 레이저 주사현미경을 이용해 화석을 다시 관찰했는데,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약 4억800만 년 전 절지동물 리니오그나타 히르스티의 실제 화석(a)과 머리 구조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이미지. 영국 연구팀은 정밀 분석을 통해 이 화석이 가장 오래된 날개 곤충이라는 기존 해석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에마 롱>

에마 롱 박사는 "리니오그나타의 턱에서는 날개 곤충을 포함한 특정 벌레 계통의 특징인 이중 관절 구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네류로 분류할 만한 결정적 증거 역시 발견되지 않아, 어느 절지동물 계통에 속하는지 현재로서는 확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곤충의 진화 연대를 추정하는 중요한 화석 근거 하나가 사라졌다"며 "약 4억10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던 날개 곤충의 역사는 확실한 화석 기록을 기준으로 약 3억2800만 년 전까지 좁혀진다. 두 시기의 차이는 약 8000만 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자연사박물관 그레고리 에지컴 박사는 오래된 화석을 새로운 기술로 재검토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박물관 수장고에 한 세기 동안 보관된 1㎜ 미만의 화석이 곤충 진화 연구의 기준을 다시 검토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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