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회 탐사에 단 11차례 포착 희귀 어종
녹색 눈과 투명한 머리 4K 생생하게 촬영

머리가 투명해 내부의 녹색 눈이 그대로 보이는 데메니기스(학명 Macropinna microstoma)의 4K 영상에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약 40년간 심해를 탐사하면서 이 물고기를 단 11차례 발견한 미국 연구팀은 처음으로 선명한 4K 영상을 확보했다.

미국 몬터레이만수족관연구소(MBARI)는 지난달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캘리포니아 몬터레이만 앞바다 수심 약 600m에서 통안어(학명 Opisthoproctidae)의 일종인 데메니기스의 4K 영상을 담아냈다고 전했다.

영어로 배럴아이(Barreleye)라 칭하는 통안어는 머리를 감싼 피부가 투명하다. 내부 눈이 그대로 노출되는데, 데메니기스를 비롯해 윈테리아 텔레스코파(학명 Winteria telescopa)가 특히 유명하다. 두 종 모두 머리가 투명한데, 데메니기스는 황록색 눈이 위쪽을, 윈테리아 텔레스코파는 검은 눈이 앞쪽을 각각 향한다.

데메니기스를 최초로 4K 화질로 담아낸 영상 중에서 <사진=MBARI 공식 유튜브>

연구팀은 지난달 13~20일 몬터레이만 앞쪽 심해를 탐사했는데, 수면으로 복귀하던 무인 잠수정 닥 리케츠의 카메라에 데메니기스 한 마리가 들어왔다. 데메니기스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희귀 어종이라 연구팀은 깜짝 놀랐다. MBARI는 약 40년간 7000회에 걸친 심해 탐사를 통해 4만1000시간 이상 영상을 기록했지만, 데메니기스와 조우한 것은 단 11회다. 직전 관찰은 2021년이었다.

이번 데메니기스는 약 20분 동안 잠수정 주변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그동안 조명 방향과 밝기를 조절하며 투명한 머리와 내부의 눈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했다. 잠수정을 가까이 접근시켜 향후 교육에 활용할 3차원 입체 영상까지 확보했다.

몸길이가 최대 약 15㎝인 데메니기스는 햇빛이 희미하게 도달하는 바다 중층에 서식한다. 액체로 채워진 투명한 돔 형태의 머리에 자리한 녹색 원통형 눈은 위쪽을 응시하며 먹잇감의 그림자를 포착한다. 먹이를 발견하면 눈을 앞쪽으로 돌려 움직임을 추적한다. 투명한 머리는 독침을 지닌 관해파리류의 촉수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데메니기스와 더불어 통안어를 대표하는 어종 윈테리아 텔레스코파 <사진=슈미트해양연구소>

녹색 눈에는 심해 생물이 내는 빛과 위에서 내려오는 희미한 햇빛을 구분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이번 영상이 배럴아이의 시각 능력과 먹이 탐색 행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탐사를 이끈 스티븐 해덕 MBARI 선임연구원은 “심해 생물들이 미세한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살아가도록 놀라운 방식으로 진화했다”며 “통안어들의 투명한 머리는 그 진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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