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테니스 스타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31)가 인종차별 문제에 관한 질문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은 테니스 선수이며, 결승전을 앞둔 인터뷰에서는 테니스 관련 질문을 해주기 바란다고 잘라 말했다.

빅토리아 아자렌카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 앤 서던 오픈 준결승전에서 요한나 콘타(영국, 15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2-1(4-6, 6-4, 6-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빅토리아 아자렌카 <사진=WTA 공식홈페이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빅토리아 아자렌카는 결승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우승컵을 다툴 오사카 나오미(일본, 22)와 관련된 질문을 경청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 기자가 인종차별 문제를 거론하자 빅토리아 아자렌카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아자렌카의 날선 반응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그리고 흑인 혼혈인 오사카 나오미와 관련이 있다.

오사카 나오미는 26일 준결승을 앞둔 상황에서 트위터에 "테니스 선수 이전에 저는 흑인여성이다. 제 경기를 사람들이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며 기권을 선언했다. 23일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7차례 총격을 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 오사카 나오미의 돌발 발언은 준결승을 앞둔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오사카 나오미는 불과 하루 뒤 "역시 경기는 나가야겠다"고 전날 발언을 뒤집어버렸다. 4강에 안착한 선수들의 멘탈을 크게 흔들 수 있는 거짓말에 팬들도 할 말을 잃었다.

아자렌카의 발언은 오사카 나오미의 경거망동에 대한 강한 불쾌감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사카 나오미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자 모국인 일본에서조차 "역시 돈을 벌어야지. 양치기 소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승전 관련 말장난에 대한 불만을 인터뷰에서 드러낸 빅토리아 아자렌카와 오사카 나오미의 웨스턴 앤 서던 오픈 결승전은 30일 열린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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