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무서운 기세로 북상하는 가운데, 한국 기상청의 예보를 두고 논란이 계속된다. 동해안으로 빠져나간다는 기상청 예보와 달리 해외 기상 애플리케이션 등에는 '한반도 관통'이란 정보가 뜨기 때문이다.

태풍 하이선이 오키나와를 지나 규슈지역에 접근한 6일 오전. 일본 매체들은 일요일 정규방송 시간을 조정하고 제10호 태풍 하이선 경로와 기상청 설명, 대피요령 등을 수차례 내보냈다. 특히 NHK는 아베 신조를 이을 차기 총리 후보들의 공개토론 방송시간까지 뒤로 미루면서 기상특보에 집중했다. 

태풍 하이선 예상경로 <사진=일본기상협회 홈페이지>

일본 기상청은 하이선이 6일 오후 1시 일본 규슈지역에 최근접하면서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기상청은 침수, 강풍, 정전, 토사 유입 등 태풍의 전형적인 피해들이 과거 수십년 이래 최악의 수준일 수 있다는 표현을 수 차례 사용했다. 아울러 안전이 위협받는 지금 바로 피난을 떠나야 한다고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일본기상협회(TENKI)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선의 예상경로를 업로드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협회에 따르면 하이선은 7일 자정 규슈를 지나 같은 날 정오에는 이미 우리나라 경북지역에 피해를 줄 전망이다. 하이선이 경로를 틀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리라는 한국 기상청 예보와는 딴판이다. 특히 7~8일에도 강원도를 훑으며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협회는 예측했다.

태풍 하이선을 윈디가 예측한 기상도 <사진=윈디 캡처>

최근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체코의 기상 애플리케이션 윈디(Windy)의 예측도 일본기상협회와 마찬가지다. 윈디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오전 4시 일본 구마모토 인근 해역을 지나 같은 날 오전 8시 부산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윈디 경로대로라면 하이선은 7일 오후 6시경이 돼서야 한반도를 겨우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며, 집중호우와 강풍 등 태풍에 따른 영향은 8일이 돼야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기상청의 제10호 태풍 하이선 예상경로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한국 기상청의 예보를 보면, 하이선은 6일 오후 2시 기준 동해안에 따라 북상 중이다. 여기까진 윈디나 일본 기상청과 같지만 이후부터는 확연히 다르다. 하이선은 7일 오전 9시 부산 동쪽 약 80km 인근 해상을 지나 같은 날 밤 9시 청진 남쪽 약 180km 부근 해상을 지난다. 물론 한반도가 태풍의 간접영향권에 들겠지만, 내륙 관통을 예상한 윈디나 일본기상협회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기상청 예보의 영향인지 제10호 태풍 하이선에 대한 방송사 대응도 한국과 일본 양국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초 하이선의 내륙 관통을 예상했던 일본은 경로가 규슈 지역 접근으로 변경된 뒤 후쿠오카와 가고시마, 나가사키, 구마모토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예보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한국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경우, 6일 심야에 태풍특보 한 편을 편성했을 뿐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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