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몸살을 앓는 영국에서 고향의 신선한 공기를 담은 상품이 등장했다.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영국에서 판매될 상품은 아니라고 비꼬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상품은 모두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영국의 국제운송업체 마이 배기지(My Baggage)는 최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영국 각지의 공기를 담은 상품 ‘에어(AIR)’를 유통 중이라고 밝혔다.

각 지역 공기를 담은 '에어' <사진=마이배기지 공식홈페이지>

‘에어’는 투명한 유리병 500㎖ 용량으로, 향수병에 걸린 영국인들에게 고향의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했다. 병당 가격은 25파운드(약 3만7000원)로 상당히 비싸다.

제조사에 따르면, 4가지 색상의 유리병 안에 들어 있는 공기는 각각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잉글랜드 노팅엄,  웨일스 스노도니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국경 근처 밭에서 채취했다. 런던 지하철 내부나 노퍽의 명물 피쉬앤칩스 냄새를 담은 한정판도 있다.

‘에어’ 제조사 관계자는 “사람이 감정적이 될 때 후각이 민감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코로나 탓에 해외에서 발이 묶인 영국인이 고향을 기억하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병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어' 리미티드에디션 <사진=마이배기지 공식홈페이지>

한국의 봉이김선달이 떠오르는 ‘에어’가 판매되면서 반감을 표하는 사람이 적잖다. 레딧 등에는 1년여 이어지는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을 노린 악질 상품이라는 지적이 올라온다. 한 레딧 사용자는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를 퍼뜨린 영국에서 팔 물건은 아니다”며 “애초에 어떤 공기가 들어갔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혀를 찼다.

다만 이런 비난에도 ‘에어’는 현재 순조롭게 판매 중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해외의 친지에게 선물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한정판은 물론 기본 4가지 물건이 매진됐다.

한편 일정 지역의 공기를 담아 판매하는 것은 ‘에어’가 처음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까지 사용된 연호 ‘헤이세이(平成)’를 기념하기 위해 '헤이세이 공기'가 판매된 적이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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