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년 전 달팽이를 비롯해 총 503개의 새로운 종이 지난해 과학자들에 의해 새로 발견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NHM)의 과학담당 이사 팀 리틀우드 박사는 3일 공식채널을 통해 "2020년 연말 집계를 통해 지금까지 설명되지 않은 생명체와 미네랄의 놀라운 다양성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종은 포파 랑구르(Popa langur)라는 원숭이다. 눈 주위 흰 털로 인해 안경을 쓴 것처럼 보이는 포파 랑구르는 미얀마의 사화산 주변에 고작 200~260마리가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발견 직후부터 멸종 위기에서 구해달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자연사박물관 내부 <사진=pixabay>

보르네오에서는 볏이 달린 도마뱀 1종과 개구리 2종이 새로 발견됐다. 인도양 니코 바르 군도의 밝은녹색구덩이 독사(Trimeresurus davidi)와 노란색과 검은색의 지그재그 패턴을 가진 인도의 스미소피스 아르나칸시스(Smithophis arunachalensis)라는 새로운 뱀 9종도 확인됐다.

남미에서는 피부를 통해 숨쉬는 오데피나 에쿠아토리아나(Oedipina ecuatoriana)라는 이름의 무폐 도롱뇽이, 뉴기니와 브라질, 말라위에서는 무려 170종의 새로운 딱정벌레가 발견됐다. 70마리의 새로운 말벌, 51마리의 달팽이, 10마리의 이끼동물, 9마리의 편형 동물, 9마리의 나방, 6마리의 지네, 3마리의 벌, 2마리의 미니어처 타란툴라, 1마리의 나비, 1마리의 기생충도 생물도감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과학자들은 캘리포니아와 그리스, 영국, 러시아, 콩고를 포함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새로운 광물 10개도 발견했다. 섬모충 10개와 돌말류 4개, 식물 3개, 홍조식물 3개, 이끼 1개도 새로운 종으로 인정받았다.

새로 발견된 화석들 <사진=KU Natural History Museum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Discovery Day: National Fossil Day -- Exploring the New KU Paleontology UP CLOSE Exhibit' 캡처>

과학자들은 수백만 년 전에 살았던 122종의 화석을 분류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5억4100만~4억880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타 암석에서 발견된 아르밀리막스 파울리냐미소니(Armilimax pauljamisoni)라는 종이다. 이는 딱딱한 달팽이로 몸을 보호하는 민달팽이와 같은 생물이다.

2020년에 발견된 종 중 가장 덩치가 큰 것은 호주에서 발굴된 무쿠피르나 남벤시스(Mukupirna nambensis)라는 큰 웜뱃이다. 웜뱃은 호주에만 분포하는 오소리 같이 생긴 동물로, 근육이 발달된 다리와 매우 짧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종은 2500만년 전 생존했으며, 덩치가 흑곰만큼 컸던 것으로 추측됐다.

사실 매년 새롭게 발견되는 생물 종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현재 알려진 종만도 140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 종은 매우 작아 놓치기 쉽고 종을 분류하는 학자 수가 개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아직까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너무 광활해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것은 그만큼 의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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