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의 대명사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1888년 런던은 물론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는 아직도 비밀이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매춘부만을 노려 능숙하게 장기를 도려낸 잭 더 리퍼는 잔인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농락하면서 경찰에 결정적 단서 하나 잡히지 않았다. 130년 세월이 지난 현재 창작물의 주인공으로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받는 그는 경찰에게는 아주 치욕적인 강력범죄자다.

경찰이 지금까지 용의자 리스트에 올린 인물만 수 백명. 프리메이슨이나 영국 왕실과 같은 음모론도 숱하게 제기됐지만 어느 하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소설과 영화, TV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제작된 '잭 더 리퍼' <사진=아마존 프라임>

한때 런던 경찰은 마이클 오스트로그라는 살인 전과가 있는 러시아 의사와 코스만스키라는 여자를 미워하는 폴란드계 유태인, 몬태규 존 드루이트라는 변호사 등 3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압축했다. 마침내 잭 더 리퍼의 존재가 드러나리란 기대감이 커졌고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범인이라는 결정적 증거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스터리 작가이자 TV쇼 진행자 닉 레드펀은 7일 새로운 사실 하나를 공개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눈이 번쩍 띌만한 이야기 하나를 공유하겠다"며 "잭 더 리퍼의 연쇄 살인 사건으로부터 불과 1년이 지난 1889년 프란시스 톰슨이라는 남자가 단편 소설을 썼다"고 운을 뗐다.

잭 더 리퍼의 실제 희생자 중 한 명 <사진=넷플릭스 '더 리퍼' 공식 예고편>

닉 레드펀에 따르면 소설 제목은 'Finis Coronat Opus(결말이 작품을 빛나게 하다)'다. 이 소설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내용 때문이다. 젊은 시인이 고대의 신에게 젊은 여성을 재물로 바치고 지옥의 영감을 받아 성공한다는 줄거리다. 저자인 톰슨은 실제 시인으로 경력을 쌓았으나 계속되는 실패로 거리를 전전하는 부랑자였다.

그가 잭과 맞아 떨어지는 정황은 너무 많다. 톰슨은 외과의사가 되기 위해 6년간 공부하며 해부학과 수술에 매우 능숙했다. 1885년부터 1889년까지 살인 사건의 무대인 런던 화이트 채플에 거주했다. 심지어 한동안 매춘부와 동거하기도 했다. 매춘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첫 살인을 목격한 사람들은 잭이 가죽으로 된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톰슨 역시 그 기간 가죽 치마를 가지고 있었다.

잭 더 리퍼의 살인도구들 <사진=넷플릭스 '더 리퍼' 공식 예고편>

다만 경찰이 톰슨을 조사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는 1907년 사망했고, 이 의혹은 지난 1999년 리처드 패터슨이라는 작가의 책 '패러독스(Paradox)'에서 처음 제기됐다.

레드펀은 "물론 확실한 증거도 없고 다른 용의자들에게도 설득력있는 사례가 있다"며 "하지만 톰슨은 유명한 게 아니라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잭의 이야기가 아직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삶과 범행이 은폐와 음모, 비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며 "경찰이 130년 넘게 뒤진 유명한 악당들 보다는 톰슨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캐는 것이 훨씬 현실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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