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유튜브는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생계가 걸린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수익화 기준과 추천 알고리즘, 광고 정책이 바뀌면 수년간 키운 채널도 하루아침에 흔들리고 맙니다. 최근 먹방 수익 제한 논란을 보면서, 유튜브가 어떤 콘텐츠를 위험하거나 가치가 낮다고 판단하는지, 그 기준이 AI·알고리즘·행동과학·플랫폼 경제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기획 '유튜브 생존게임'을 통해 살펴봅니다.

①먹방은 왜 표적이 됐나
②AI 쇼츠도 수익 제한될까
③먹방, 보기만 해도 문제?
④위험 챌린지는 왜 살아남나
⑤짜깁기·AI 영상도 돈 될까
⑥유튜버는 플랫폼의 임차인?

구독자 100만 명을 모은 유튜버가 있다고 하자. 수년간 영상을 만들고 팬을 모아 채널을 키웠으니 누가 봐도 자신의 사업처럼 보인다. 그런데 광고를 붙일 수 있는지, 어떤 영상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지, 계속 돈을 벌 수 있는지는 유튜버 혼자 결정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학계는 유튜버를 비롯한 콘텐츠 창작자의 불안정성에 꾸준히 주목했다. 자신이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을 운영하지만 사업의 핵심 인프라와 규칙은 플랫폼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버는 자기 건물을 가진 사업자가 아니라 유튜브라는 거대한 상가에 들어간 임차인에 가까운 것일까.

물론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유튜브 이용약관은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의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그대로 둔다고 명시했다. 영상을 올렸다고 저작권까지 넘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비스 운영과 홍보 등에 필요한 범위에서 유튜브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제공한다.

콘텐츠 창작자들은 자신만의 채널을 갖고 콘텐츠를 생산하지만 수익화와 노출 등 사업의 핵심 규칙은 플랫폼의 영향을 받는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문제는 '영상의 주인'과 '영상으로 돈 버는 규칙의 주인'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광고와 멤버십 등으로 수익을 얻으려면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들어가야 한다. 가입했다고 끝이 아니다. 유튜브는 수익화 채널이 정책을 계속 준수하는지 검토하며 채널의 주제와 인기·최신 영상, 시청시간 비중이 큰 콘텐츠, 제목·섬네일·설명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정책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구독자가 아무리 많아도 수익 창출 자격을 잃게 된다. 심각한 경우 채널이 영구적으로 중지될 수 있다. 무효 트래픽이나 허위 참여, 콘텐츠ID 분쟁 등이 발생하면 이미 발생한 수익의 지급이 최대 90일 보류되거나 광고주 또는 시청자에게 환불된다.

이런 구조는 학계도 주목해 왔다. 미국 데이터앤소사이어티 연구소 및. 마이크로소프트리서치는 2020년 학술지 소셜 미디어+소사이어티에 유튜브 수익화 정책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광고 친화성 기준과 수익 구조, 알고리즘상의 인센티브 변화가 창작자의 노동과 보상 조건을 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런던정경대학교 조이 글랫 연구원 역시 런던과 로스앤젤레스의 콘텐츠 창작자들을 장기간 조사해 알고리즘 변화와 플랫폼 의존이 창작자에게 불확실성을 안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콘텐츠는 플랫폼의 정책과 수익화 기준에 따라 심사를 거쳐 수익 창출 여부가 결정된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그렇다고 유튜브와 창작자의 관계를 단순히 '갑과 을'로만 볼 수는 없다. 유튜브가 있었기에 개인이 방송국이나 거대 제작사를 통하지 않고 세계의 시청자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수익을 올리는 시장이 만들어졌다. 유튜브 역시 수많은 창작자가 공급하는 콘텐츠와 이를 보는 시청자 없이는 지금의 플랫폼을 유지할 수 없다.

창작자와 플랫폼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양쪽의 힘은 같지 않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이 콘텐츠 창작자 39명을 인터뷰한 보고서(2025년)를 보면, 파트타임 활동이나 유튜브 유료 멤버십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한 창작자는 스폰서나 브랜드의 요구에 대응할 여지가 더 있었다.

이번 기획에서 살펴본 문제도 결국 여기로 모인다. 먹방은 광고주가 어떤 콘텐츠를 꺼리는지 보여줬고, 인공지능(AI) 영상과 짜깁기 콘텐츠 논란은 플랫폼이 무엇을 '가치 있는 원본 콘텐츠'로 판단하는지 보여줬다. 위험 챌린지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콘텐츠와 플랫폼이 허용할 수 있는 콘텐츠 사이의 충돌을 드러냈다.

규칙은 서로 달라도 분명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영상을 만드는 것은 창작자지만, 그 영상이 플랫폼 안에서 어떤 경제적 가치를 갖는지는 창작자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멤버십과 상품 판매, 다른 소셜미디어 등으로 활동 영역 확장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창작자의 독립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꼽힌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그래서 '임차인'이라는 표현은 법적 관계가 아니라 오늘날 플랫폼 창작자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비유에 가깝다. 자기 콘텐츠를 소유하고 자기 채널을 운영하지만 그 사업이 서 있는 땅까지 본인의 것은 아니다.

건물주가 바뀌거나 임대료가 오를 때를 대비하는 상인처럼 유튜버 역시 하나의 수익원이나 콘텐츠 형식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이번 먹방 규제가 잘 보여줬다.

유튜브라는 생존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구독자 숫자나 어느 날 터진 조회수만은 아닐지 모른다. 플랫폼의 규칙이 바뀌어도 언제든 시청자를 불러 모을 수 있는 콘텐츠와 창작자의 힘이야말로 전쟁터에서 살아남게 해줄 무기다. <끝>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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