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사는 돌고래도 약물을 남용(?)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BBC는 29일(현지시간) 방송한 다큐시리즈 ‘스파이 인 더 팟(Spy in the Pod)’ 최신편에서 돌고래들이 복어 독을 사용해 환각을 즐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돌고래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복어 독을 이용한다. 복어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만들어내고, 위협에 직면하면 이를 뿜어낸다. 복어의 독은 상당한 맹독으로 사람도 죽일 수 있다. 

돌고래 <사진=pixabay>

돌고래들은 이 맹독을 아주 조금만 사용해 환각상태에 빠진다. 돌고래들은 원래 복어를 사냥할 때 순식간에 찢어 삼켜버리지만, 환각이 목적이라면 일부러 20, 30분간 괴롭힌다. 위협을 느낀 복어가 독을 방출하면, 이를 흡입해 환각에 빠진다. 

동물학자이기도 한 BBC의 롭 필레이 PD는 “돌고래들이 복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점에서 이런 ‘유희’가 꽤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며 “지능이 높은 돌고래가 우연히 복어 독의 환각작용을 알아챘고, 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의학계에서는 복어 독을 뇌질환이나 안구통증, 신경통, 관절염 등에 응용하는 실험이 한창이다. 또한 약물을 남용하는 건 인간이나 돌고래뿐만이 아니다. 말은 환각 작용이 있는 풀을 먹고, 코끼리는 너무 익은 과일을 먹고 환각에 빠지기도 한다. 일부 원숭이는 당분이 풍부하거나 알코올이 함유된 과실을 선호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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