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과 도로의 수용 한계 등으로 인해 유럽 각국이 '자가용 금지'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매체 ZME사이언스는 최근 유럽 도시들이 잇달아 자가용 금지에 나섰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 버밍엄에서는 시내 중심에서 자가용 운행을 금지하고 버스와 택시, 트럭 등만을 허용했는데, 이는 버밍엄의 대표적 교통수단인 버스의 정상적인 운행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런 현상은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직은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며칠간,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마다 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유명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는 2016년 초부터 관광지 주변에서 자가용을 금지시켰다. 이곳은 중세 건물이 그대로 남겨져 있어 도로가 좁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겐트는 2020년 1월부터 오염 방지를 위해 일부 구형 자동차의 운행을 막았다.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속도가 붙었다. 사람들의 운동량이 부족해지며 걷기와 자전거에 많은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전거 전용 도로의 확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자전거 도로를 대폭 늘린 도시는 뉴욕과 파리, 베를린, 부쿠레슈티, 브뤼셀, 리스본, 리옹, 부다페스트, 더블린, 멕시코시티, 보고타 등으로, 이 정도의 규모는 전례가 없을 정도다. 특히 파리는 2024년까지 모든 거리를 자전거 친화적으로 만들고 대신 파리 거리의 주차 공간의 72%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사진=pixabay>

이에 대한 반응도 압도적인 지지로 나타났다. 최근 토론토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자전거 전용 도로 건설을 찬성했으며, 85%는 도보 및 자전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결국 '자가용 금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2016년 파리와 마드리드, 멕시코 시티, 아테네 등의 시장들은 2025년까지 모든 디젤 차량의 도시 운행을 금지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조치들이 실효성이 있을지에는 의문을 던졌다. 세계에서 교통 체증에 가장 심한 도시 중 하나인 런던의 실패 사례가 좋은 예다.

런던은 2003년 혼잡세를 도입했으며, 구형 디젤 자동차에는 추가세까지 더했다. 적지 않은 세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런던은 아직도 만성적인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자가용이 줄어든 대신 2013년 4만9800명이던 택시 및 우버 운전자 수가 2017년에는 8만7400명으로 거의 두 배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자가용 운행을 금지하거나 세금을 올리는 등의 조치로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금지 조치는 대중교통의 확장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도시는 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할 수 있지만, 오래된 도시는 쉽지 않을뿐더러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가는 일이다.

이런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차 없는 도시'가 대세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주요 대도시들은 교통량이 한계에 달했다. 또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만큼 자동차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는 향후의 정치적인 결정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또 1974년부터 '치클로비아(Ciclovía)'라는 차 없는 거리 프로그램을 전통으로 만든 보고타와 세계적인 관광명소 센트럴 파크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든 뉴욕 등의 성공 사례를 들며, 이런 정책은 결국 시간이 지나며 호평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ZME사이언스는 이런 추세가 얼마나 오래갈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현재는 코로나19에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도시에서 자가용이 없어지는 시점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대준 기자 lim@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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