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코로나(corona)'는 개기일식 때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빛나는 태양의 플라스마 대기다. 흥미로운 점은 대기인 코로나가 태양의 표면보다 300배가량 더 뜨겁다는 것이다.

이는 태양물리학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을 논쟁에 빠뜨린 문제이기도 하다.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캠프파이어(campfires)' 또는 '미니 플레어(flare)'라고 불리는 현상에서 코로나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았다. 캠프파이어는 태양의 채층(chromosphere, 태양 대기의 두 번째 층)의 자기장 흐름에서 뻗어 나와 코로나의 저층에서 잠깐 강렬한 빛을 발생하는 소형 플레어다.

플레어는 태양의 채층이나 코로나 하층부에서 돌발적으로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으로 지구에 전파 및 자기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캠프파이어가 태양의 코로나 가열 현상과 관련이 있는지 주목했다.

실제로 유럽우주국(ESA)이 2020년 6월 공개한 태양의 이미지에는 캠프파이어가 산재한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이는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가 관측 사상 태양을 가장 가까이에서 촬영한 이미지로, 표면까지의 거리는 7600만㎞ 정도다. 사진에는 크기 400~4000㎞의 작은 빛 약 1500개가 각각 10~200초 동안 깜박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라 오비터가 촬영한 태양 표면의 캠프파이어 <사진=ESA>

국제연구팀은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태양 표면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축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하디 피터 교수는 "우리 시뮬레이션 모델은 실제 태양에서 방출하는 에너지를 계산해낼 수 있다"며 "이 모델은 캠프파이어와 같은 밝기의 에너지를 생성해냈다"고 말했다. 또 시뮬레이션은 밝기뿐 아니라 캠프파이어 주변의 자기장 특성까지 그대로 보여줬다.

이에 대해 중국 베이징대학교 야지에 첸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우리는 캠프파이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태양 코로나의 온도를 유지하기 충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들의 발견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솔라 오비터 <사진=ESA>

따라서 솔라 오비터를 통한 추가 탐사에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솔라 오비터는 태양 코로나의 비밀을 밝히는 것은 물론 태양풍 분석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플레어나 태양풍 현상은 지구 궤도에 있는 위성에 영향을 미쳐 이동통신과 교통, GPS, 네트워크 등 많은 시설에 피해를 줄 수 있다.

15억 달러(약 1조6720억원)가 투입된 솔라 오비터는 600℃가 넘는 열기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현재는 장비를 보강 중으로, 올해 11월 관측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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