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엔(약 5200만원)을 들여 키를 10㎝ 늘인 30대 일본 남성의 사연이 소개돼 시선이 집중됐다.

일본 아베마뉴스는 지난 2018년 신장을 키우는 수술을 받기 위해 아르메니아로 날아간 코우미 하지메(30) 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피부과 의사인 코우미 하지메 씨는 여자친구가 하이힐을 신으면 자신보다 키가 커져버리는 게 콤플렉스였다. 학창 시절부터 작은 키가 고민이던 그는 의대에서 외과 수업을 듣다 일리자로프 수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수술은 1951년 구소련 의사 일리자로프가 고안했다. 외과적 수술을 통한 키 연장법으로 뼈를 절단한 뒤 인체의 자연치유 메커니즘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뼈 길이를 늘이는 수술이다. 금속 틀로 수술 부위를 고정한 뒤 1~1.5㎜씩 단계적으로 뼈를 늘이는 것이 핵심이다.

아르메니아에서 수술을 받을 당시의 코우미 하지메 <사진=코우미 하지메 유튜브 채널 'Gen 身長をカネで買った医者' 캡처>

해당 수술의 주된 목적은 휜 다리나 팔 등의 교정이었지만 키가 커지는 효과도 있어 ‘키 크는 수술’로 일반에 알려졌다. 고통이 극심하고 오랜 시간 인내가 필요하며 신경 마비나 염증 등 합병증도 찾아올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수술이다. 때문에 코우미 하지메 씨는 직접 유튜브를 운영하며 수술의 장단점을 의사 입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일리자로프 수술은 앤드류 니콜(57) 감독 영화 ‘가타카’(1997)에도 인용됐다. 열성 유전자를 가진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는 토성 위성 타이탄을 탐사하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신분세탁을 시도한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우성 유전자 소유자 제롬(주드 로)과 계약한 그는 혈액과 소변을 공급받고, 유일한 차이점인 키를 맞추기 위해 일리자로프 수술까지 동원한다.

스스로도 ‘가타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코우미 하지메 씨는 167㎝인 키를 180㎝까지 키우려 수술대에 올랐다. 뼈 길이를 끈질기게 늘인 결과 현재 키는 177㎝다. 일반적으로 일리자로프 수술로는 정강이뼈 하나당 5㎝가량이 늘어나므로 코우미 하지메는 허벅지 뼈까지 수술을 받았다.

프로필 상 키를 맞추기 위해 일리자로프 수술을 받은 빈센트(아래) <사진=영화 '가타카' 스틸>

그는 “말 못 할 고통으로 맞바꾼 10㎝에 나름 만족한다. 그야말로 인생이 바뀐 기분”이라면서도 “사람에 따라 다리 상태가 달르고 뭣보다 간단하지 않은 수술이므로 신중한 선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술 뒤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5개월이면 충분히 운동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학계 주장이고, 경험상 이에 동의한다”며 “뼈는 얼마든지 자란다. 신경이나 혈관도 어느 정도 따라와 주기 때문에 재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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