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68)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상 역사상 세 번째 여성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제인 캠피온 감독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영화 ‘파워 오브 도그’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감격에 찬 얼굴로 시상대에 오른 제인 캠피온 감독은 “원작자 토머스 새비지는 잔혹함과 그에 반하는 것, 상냥함에 대한 갈망을 소설에 그려냈다”며 “그의 대단한 이야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사람들이 귀담아듣고 눈여겨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감독이라는 일을 저는 대단히 사랑한다”며 “물론 사물을 영상 안에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어 이 직업을 평생 유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아카데미 감독상은 지금까지 여성 감독 후보 7명을 배출했다. 수상은 ‘허트 로커’(2010)의 캐서린 비글로우(71)와 ‘노매드랜드’(2021)의 클로이 자오(40) 등 단 두 명이다.

오스카 감독상 수상 스피치 중인 제인 캠피온(가운데) <사진=오스카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캡처>

영화 ‘피아노’(1993)에 이어 두 번째 오스카 감독상 후보에 오른 제인 캠피온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여성들이 처한 여러 문제를 보여준다. 이 와중에도 수십 년간 묵묵히 연출자의 길을 열어온 그는 일흔을 바라보는 올해 마침내 아카데미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여성에 감독상을 안긴 아카데미가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카데미 감독상은 첫 회부터 2010년까지 무려 81년 연속,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연속 남성 연출자에 돌아갔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수상과 더불어 주목받은 ‘파워 오브 도그’의 여성 촬영감독 아리 웨그너(38)의 촬영상 수상은 불발됐다. 오스카 역사상 촬영상 후보에 여성이 오른 건 아리 웨그너가 두 번째이며, 수상에 성공한 여성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

한편 올해 시상식에서는 드니 빌뇌브(55)의 ‘듄’이 편집상과 미술상, 촬영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어 최다 타이틀을 차지했다. 애플TV로 공개된 ‘코다’가 OTT 노출 작품 최초로 작품상을 거머쥐었고 각본상은 문제작 ‘벨파스트’에 돌아갔다.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윌 스미스(54)는 탈모를 앓는 아내를 모욕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57)의 뺨을 생중계 도중 후려쳐 영화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다음은 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부문별 수상자(작).
▲작품상 : 코다
▲감독상 : 제인 캠피온(파워 오브 도그)
▲각본상 : 케네스 브래너(벨파스트)
▲남우주연상 = 윌 스미스(킹 리차드)
▲여우주연상 : 제시카 차스테인(타미 페이의 눈)
▲각색상 : 션 헤이더(코다)
▲남우조연상 : 트로이 코처(코다)
▲여우조연상 : 아리아나 드보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편집상 : 듄
▲촬영상 : 듄
▲미술상 : 듄
▲의상상 : 크루엘라
▲분장상 : 타미 페이의 눈
▲시각효과상 : 듄
▲음악상 : 듄
▲주제가상 : 노 타임 투 다이
▲음향상 : 듄
▲국제장편영화상 : 드라이브 마이 카
▲장편 애니메이션상 : 엔칸토-마법의 세계
▲단편 애니메이션상 : 윈드실드 와이퍼
▲단편 영화상 : 더 롱 굿바이
▲장편 다큐멘터리상 : 축제의 여름(…혹은 중계될 수 없는 혁명)
▲단편 다큐멘터리상 : 더 퀸 오브 바스켓볼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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