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제작사 토에이가 국민 배우 마츠다 유사쿠를 컴퓨터그래픽(CG)로 부활시킨다. 최근 첨단 IT 기술을 동원해 고인이 된 유명 인사를 되살리는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토에이 산하 츠쿤연구소는 31일 새로운 영상 솔루션 개발의 일환으로 1989년 사망한 영화배우 마츠다 유사쿠를 ‘디지털 휴먼’으로 되살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감수는 고인의 아내 마츠다 미유키 씨가 직접 담당한다.

디지털 휴먼은 입체로 구현되는 컴퓨터그래픽(3D CG)과 모션캡처, 음성 합성, 인공지능(AI) 등 고도의 기술이 총동원된다. 값비싼 장비와 인력이 동원되는 만큼 마츠다 유사쿠 정도의 지명도와 인기를 가진 사람들이 디지털 휴먼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들리 스콧 영화에도 출연한 일본의 국민 배우 마츠다 유사쿠 <사진=마츠다 유사쿠 공식 홈페이지>

츠쿤연구소는 마츠다 유사쿠를 재현하기 위해 조명과 카메라를 집중 배치한 직경 3.5m의 돔형 캡처 시스템 라이트 스테이지(Light Stage)를 활용한다. 초고정밀 3D CG 데이터를 기초로 기계 학습을 반복해 얼굴 모델을 생성하고, AI에 의한 형상 복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피부의 질감, 얼굴 근육의 움직임 등 고난도 작업이 줄줄이 이어진다.

고인의 음성은 ‘헤븐 번즈 레드’나 ‘페이트 그랜드 오더 아케이드’ 등 인기 게임 제작에 참여한 오렌다(ORENDA)사가 담당한다. 나고야대학교 졸업생들이 차린 이 벤처기업은 타보(TARVO)사가 개발한 AI 음성 변환 기술 프로그램 스아라(Suara)를 이용해 마츠다 유사쿠의 목소리를 복원한다.

디지털 기술로 죽은 이를 되살리는 작업은 영상 분야의 새로운 시장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장쑤위성TV의 연말 특집 콘서트에 등장한 전설적 가수 덩리쥔(등려군) 역시 CG를 이용한 디지털 휴먼이다. 죽은 지 27년이 지난 등려군은 한참 후배인 저우쉰(29)과 위화감 없이 듀엣곡을 소화했다.

첨단 기술로 되살린 미소라 히바리. 아직 표정이나 움직임이 어색해 '불쾌한 골짜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사진=NHK 공식 홈페이지>

디지털 휴먼은 들어가는 돈이 많은 만큼 창출하는 경제 규모도 클 전망이다. 츠쿤연구소의 경우 2017년 전담팀이 편성됐고 2019년부터 디지털 휴먼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2년간 투입된 돈만 해도 수백만 엔이라는 소문이 있다. 츠쿤연구소는 잘 만들어진 마츠다 유사쿠가 CF나 드라마, 영화에 투입되면 그보다 몇 배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죽은 배우나 가수를 디지털화하는 데 대한 콘텐츠 소비자들의 의견은 아직 분분하다. 지난 2019년 제70회 ‘NHK 홍백가합전’에 CG와 AI로 부활한 가수 미소라 히바리가 등장하자 올드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일부는 그의 히트곡을 따라 부르며 눈물을 훔쳤다. 반면 첨단 기술에 익숙한 MZ세대는 움직임이나 표정이 어색하고 섬뜩하다고 반응했다. 일부에서는 고인모독 아니냐는 원색적 비판도 나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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