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문화·연예계에 고강도 규제를 실시해온 중국 정부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에도 간섭하기 시작했다.

영화 및 드라마 등 미디어를 관장하는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영상 콘텐츠의 별도 더빙을 적극 장려하는 새 제도를 비준했다고 전했다.

연원빙용합동시범문본(演員聘用合同示範文本)으로 명명된 이 제도는 영상물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자기 목소리 대신 전문 성우를 기용할 것을 권장한다.

광전총국은 “물론 배우 본인 음성으로 연기해도 제약은 없다”면서도 “발음 상 문제가 있거나 심한 방언 때문에 콘텐츠 소비자에 불편을 주는 경우 성우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원빙용합동시범문본은 목소리 연기자들의 처우에 대한 조항도 포함했다. 연기자가 일정 등 개인적인 문제로 갑자기 성우를 기용할 경우 보수를 직접 부담하게 했다.

드라마 '여생, 청다지교'의 샤오잔(오른쪽)과 양쯔 <사진=드라마 '여생, 창다지교' 공식 포스터>

이번 제도는 중국 정부가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언제든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배우의 출신 학교나 지능, 집안까지 검열한 광전총국이 머잖아 음색이나 말씨까지 규제하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왔다.

광전총국 발표에 평소 자기 목소리로 연기하는 배우 양쯔(양자, 30)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 드라마나 영화는 현대극은 물론 사극까지 전문 성우를 주로 기용하지만 양쯔는 최신작 ‘여생, 청다지교’를 포함한 출연작 50여 편의 목소리를 직접 연기했다.

양쯔는 지난 2018년 인터뷰에서 “제 목소리가 아름답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제가 맡은 역할을 오롯이 이해하고 애정을 담으려면 자기 음성이 필수”라고 소신을 밝혔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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