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현역으로 활약 중인 허블우주망원경이 최대 근적외선 촬영으로 잡아낸 희귀 은하들의 영상이 공개됐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우주망원경이 근적외선 촬영으로 지금까지 포착한 은하들을 최신 영상 기법으로 재가공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 사진은 ‘3D-DASH’라는 고해상도 이미지 처리 기법을 허블이 찍은 은하 이미지와 결합하는 국제 프로젝트 ‘3D-DASH: 최대 근적외선 허블우주망원경 탐사(The Widest Near-Infrared Hubble Space Telescope Survey)’를 통해 완성됐다. 이 프로젝트에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천체물리학연구소 라미야 모울라 등 다국적 학자들이 참여했다.

라미야 모울라는 “이 이미지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별 형성 영역을 매핑해 가장 초기의, 그리고 가장 먼 은하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허블이 지금껏 잡아낸 100억년 단위의 희귀 은하를 3D-DASH를 접목해 이미지화한 결과물 <사진=토론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라미야 모울라>

이어 “‘3D-DASH’라는 고해상도 이미지 기술을 허블의 후계기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과 결합하면 향후 수십 년간 보다 진귀한 천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30년 넘게 임무를 수행하며 100억년 단위의 은하 연구를 주도해 왔다. ‘3D-DASH’는 허블의 유산을 보다 선명하게 만드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우리은하 바깥의 외계은하를 연구하기 위한 가장 풍부한 데이터 필드(관측 프로젝트) 중 하나인 COSMOS(Cosmic Evolution Survey) 전체를 대상으로 근적외선 조사 결과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연구팀은 독특한 천체가 숨어있을 광활한 우주를 구획화하고 영상으로 담기 위해 ‘Drift And Shift(DASH)’ 기술을 활용했다. ‘3D-DASH’는 스마트폰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이미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모자이크(mosaic) 기법을 통해 허블우주망원경 표준 시야의 8배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들을 하나의 마스터 이미지로 합치는 과정의 예시. 모자이크(mosaic)로 명명된 이 방법으로 COSMOS 필드를 전체를 담아냈다. <사진=토론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이벨리나 맘체바>

특히 ‘3D-DASH’는 일반적인 방법보다 고속으로 화상을 촬영해 허블의 궤도마다 사진을 무려 8장 촬영한다. 덕분에 2000시간이 걸릴 천체 이미지를 250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학자들은 COSMOS 필드에 독특하고 새로운 관측 방법을 추가한 ‘3D-DASH’가 향후 10년간 우주 탐사의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미야 모울라는 “근적외선은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에 사용되는 파장 중 가장 길고 인간의 눈으로 보는 범위를 넘어선 파장”이라며 “이는 근적외선 관측을 통해 천문학자들이 가장 멀리 있는 초기 은하를 더 잘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3D-DASH’를 활용하면 지구에서 본 달의 거의 6배나 되는 면적을 커버할 수 있다”며 “작은 영역의 디테일을 잡아내는 고감도 근접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제임스웹과 조합하면 광대한 영역의 천체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D-DASH에 의해 촬영된 이미지. 몬스터 은하와 같은 우주에서 가장 밝고 희귀한 천체를 보여준다. <사진=토론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게이브 브램머>

일반적으로 우주의 희귀한 천체를 찾기 위해서는 아주 광활한 영역을 탐색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이는 아주 까다로운 작업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큰 이미지는 지상 관측 장비를 통해 얻을 수밖에 없었고, 해상도도 낮아 관측할 수 있는 천체 자체가 한정됐다.

국제 연구팀은 ‘3D-DASH’가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은하와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랙홀, 합체 직전의 은하 등 독특한 천문 현상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하 충돌 및 합체에 의해 형성된 엄청난 질량의 몬스터 은하가 언젠가 발견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NASA는 이번 사진이 낸시그레이스로먼과 유클리드 등 향후 10년간 발사될 차세대 우주망원경들이 활약하기 전까지는 최대의 근적외선 이미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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