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로 눈병 여부를 진단하는 실험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뒀다. 연구팀은 다른 질병의 조기 진단에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원저우의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논문을 내고 나노필터를 통해 눈물 속 세포 유래 물질을 걸러 질병을 진단했다고 밝혔다.
‘iTEARS(Incorporated Tear Exosomes Analysis via Rapid-isolation System)’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분자 수준에서 질환을 특정할 수 있어 질병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연구팀은 질병의 단서를 조기에 잡는 체내 물질 ‘엑소좀(exosome)’에 주목했다. 엑소좀이란 세포에서 유래한 나노 단위의 소포로 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담당한다.
의사가 병을 진단하려면 증상 관찰이 중요하다. 다만 정작 중요한 증상은 초기에 알기 어렵고 애매한 경우도 많다. 만약 환자 몸에 있는 분자 수준의 단서로 증상 발현 전 진단이 가능하다면 더 나은 치료와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엑소좀은 돌기가 달린 구형으로, 크기는 1만 분의 1㎜ 수준이다. 몸 안의 모든 세포가 배출하며 혈액에 포함된 것까지 합하면 인간의 몸에는 100조개 넘는 엑소좀이 돌아다닌다.
학계에 따르면 엑소좀에는 핵산이나 단백질 같은 세포 내 다양한 정보가 담겨 다양한 질병의 단서를 포착할 수 있다. 다만 환자로부터 엑소좀을 추출하는 데는 시간도 걸리고 많은 양의 샘플이 필요할 수도 있다.
때문에 연구팀은 눈물에 주목했다. 눈물은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쉽게 채취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당초 소변과 혈장에서 엑소좀을 채취할 목적으로 개발한 나노필터로 눈물 속 엑소좀을 검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개발된 ‘iTEARS’는 기존 나노필터를 눈물에 맞게 개량했다. 진동 압력으로 막힘을 방지하면서 나노 크기 구멍으로 눈물을 걸러 5분 만에 엑소좀을 분리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엑소좀에는 단백질과 DNA, 마이크로RNA, 메신저RNA 등 핵산이 포함되므로 이를 분석하면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며 “이번 실험에서 눈물의 단백질 분석으로 눈병 환자를 구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로RNA 분석을 통해 당뇨병성 망막증을 가려냄은 물론, 병세 진행을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며 “미래에는 눈물만으로도 각종 질병을 쉽고 빠르게 진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눈물을 활용해 병을 진단하는 기술은 전부터 연구돼 왔다. 2004년에는 눈물 속 물질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단백질 칩이 등장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