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류구(Ryugu)’에서 채취한 광물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확인됐다. 지구 외의 천체에서 상온의 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류구에서 채취한 광물 분석 결과 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구 외 천체에서 광물과 결합한 분자 등의 형태로 물이 확인된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다만 지구 밖에서 얻은 천체의 샘플에서 상온의 물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JAXA는 지구 바다의 기원 및 지구 외 천체의 생명체 존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류구(오른쪽)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도호쿠대학교 나카무라 토모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하야부사 2호가 회수한 샘플 중 크기 1~8㎜의 모래알 17개를 대형 방사광 시설에서 분석했다. 광물 조성, 경도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래 내부의 황화철 결정에 미세한 구멍이 있고 내부에 물이 갇혔음을 알아냈다. 물은 소금과 유기물 외에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뮬레이션 끝에 연구팀은 류구의 모체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으로부터 약 200만 년 지난 뒤 태양계 밖에서 형성됐다고 추측했다. 직경은 약 100㎞로 물과 암석이 1 대 1일일 만큼 물이 풍부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지름 약 900m에 불과한 류구는 모체가 지구와 가까운 궤도로 이동하면서 여러 천체들과 충돌, 분리된 파편의 하나”라며 “이 과정에서 물은 우주 공간으로 증발했기 때문에 현재 류구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야부사 2호의 탐사 대상인 소행성 류구(왼쪽)와 류구의 궤도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번에 발견된 물은 모체에 대량으로 존재한 것과 같은 성분일 것”이라며 “모체가 파괴된 영향으로 지구에 물이 공급됐을 수 있다. 류구의 물에 유기물과 소금이 포함된 만큼 지구 바다의 기원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1999년 관측된 류구는 JAXA가 운용하는 하야부사 2호의 탐사 대상이다.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 2호는 2018년 류구 궤도에 진입했고 소행성에 착륙한 소형 로버 미네르바를 통해 물이 포함된 광석들을 다량 발견했다. 이후 JAXA는 폭발물을 이용, 류구 표면에 인공 크레이터를 만들었고 광물을 채취했다. 광물 샘플은 2020년 12월 초 캡슐에 담긴 채 지구로 돌아왔다.

지구 외 천체의 물의 존재는 생명체의 유무를 판단하는 아주 중요한 지표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에 물의 존재가 확인될 경우 언젠가 실현될지 모를 인류의 행성 이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이번 발견에 시선이 집중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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