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에 서식하는 흰올빼미(Snowy Owl)가 온난한 미국 캘리포니아에 출몰해 눈길을 끈다. 생각도 못 한 호사(?)에 조류사진 마니아들이 장비를 들고 몰려든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먹이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드 등 미국 매체들은 최근 기사를 통해 캘리포니아 남부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레스에 흰 털로 뒤덮인 흰올빼미 한 마리가 등장,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몸길이 최대 60cm까지 자라는 흰올빼미는 육식을 하는 맹금류다. 초목이 자라지 않는 툰드라가 서식지로 북극이나 미국 북부 알래스카, 캐나다 등 아주 추운 지역에 분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레스 민가에 나타난 흰올빼미 <사진=Inside Edition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Rare Snowy Owl Spotted in Southern California' 캡처>

조류 전문가들은 흰올빼미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나타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놀라워했다. 사이프레스의 경우 한겨울에도 최고 기온이 20℃를 넘는다. 최근 목격된 흰올빼미는 민가 지붕에 앉았는데, 주민은 물론 조류 학자, 사진 마니아들이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대번에 포토존이 형성됐다.

사이프레스 주민들에 따르면 흰올빼미가 나타난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무렵이다. 이에 대해 한 조류 전문가는 "흰올빼미는 그동안 워싱턴 주나 메인 주까지 남하한 사례는 있지만 남 캘리포니아에 오는 일은 극히 드물다"며 "화물선에 우연히 올라타 미국 남부로 흘러들어왔다가 먹이가 풍부한 사이프레스 부근에 거처를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 등 아주 추운 지역에 분포하는 흰올빼미. 현재 멸종 위기종이다. <사진=pixabay>

흰올빼미는 번식기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기는 하다. 짝짓기를 하고 알을 품어 새끼를 어느 정도 키우기까지 충분한 먹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번 흰올빼미가 방향을 아예 잘못 잡아 멀리 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후 변화로 원래 서식지의 먹이가 씨가 말라 남부로 멀리 이동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흰올빼미는 최대 25년간 생존한다. 최근 온난화로 인한 먹이 감소와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사이프레스 야생동물보호 센터는 학자들 의견대로 희올빼미가 의도를 갖고 남하했다고 판단, 충분한 먹이 섭취 뒤 서식지로 돌아갈 때까지 지켜볼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nt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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