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기온이 영하 20℃ 가까이 떨어지는 북극 추위가 연일 기승이다. 처마에 길게 달린 고드름은 아이스크림처럼 빨아먹고 싶을 만큼 맑고 투명한데, 이는 학자들 입장에서는 놀라 펄쩍 뛸 행동이다.

고드름에 함부로 입을 대지 말라는 경고는 전부터 나왔다. 미국 기상학자들은 맑은 고드름이 사실 새똥을 그대로 먹는 것과 같은 세균 덩어리라고 지적한다.

미국 아이오와 주에서 기상학을 연구하는 케이티 니콜라우는 올해도 어김없이 고드름 주의보를 전했다. 케이티 연구원은 지난 2019년 자신의 SNS를 통해 고드름을 핥을 때 유해성을 사람들에게 전파해 주목받았다.

아무리 청정지역의 고드름이라도 먹지 말라는 것이 학자들의 이야기다. <사진=pixabay>

올해 공개한 영상에서 케이티 연구원은 "한 여성이 지붕에 형성된 고드름을 뚝 부러뜨려 먹는 걸 어제도 봤다"며 "기상학을 공부한 학자로서 경고한다. 고드름은 절대 핥거나 부러뜨려 녹여 먹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에 따르면, 고드름은 건물 옥상이나 지붕의 오물을 많이 함유한다. 건물 측면으로 흘러 떨어지는 물이 얼어붙은 것이 고드름이므로 새똥이나 먼지, 빗물에 섞인 중금속이 그대로 들어있다.

케이티 연구원은 "중금속도 문제지만 건물과 가정집 옥상에는 생각보다 새똥이 많다"며 "새똥이 포함된 고드름에는 유해 세균이 득실거리며, 이를 녹여 먹는 것은 위생 상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시에는 많은 새들이 살고 있고, 건물 옥상 등에는 이들의 배설물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진다. <사진=pixabay>

연구에 따르면 오염된 새똥을 먹거나 흡입하면 사람도 감염되는 앵무새병이나 성병인 클라미디아에 걸릴 수 있다.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는 물론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새똥에 들어있다.

고드름의 유해성을 적극 알리는 케이티 연구원은 눈 역시 미세한 돌조각이나 염화마그네슘 등 화학물질이 섞여 절대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크고 굵게 형성된 고드름은 낙하할 경우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어 보행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케이티 연구원은 "고드름은 창처럼 날카롭지만 끝부분은 생각보다 약해 찔릴 위험성은 낮은 편"이라면서도 "큼직하고 단단한 고드름 자체가 둔기로 둔갑할 수 있으므로 겨울철에는 머리 위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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