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위성을 거느린 태양계 행성 1위 자리를 목성이 탈환했다. 한꺼번에 위성 7개를 추가한 목성은 왕좌를 지키던 토성을 2위로 확실히 밀어냈다.

국제천문연맹(IAU)은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행성과학자 스콧 셰퍼드(46)가 발견한 태양계 천체 7개가 목성 위성으로 정식 인정을 받았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목성의 위성은 91개가 됐다.

새로운 목성 위성은 'S/2021 J2' 'S/2018 J3' 'S/2021 J3' 'S/2021 J4' 'S/2021 J5' 'S/2021 J6' 'S/2018 J4'다. 앞의 5개는 이달 19일 이미 공표된 위성들이다.

위성 이름이 이오나 칼리스토 등 기존의 것들과 다른 것은 아직 정식 명칭이 없기 때문이다. 가부호 속의 숫자는 첫 관측 연도를 의미하며, 맨 뒤의 알파벳 및 숫자의 조합은 관측 순서대로 붙인다.

목성의 위성이 총 91개로 늘어났다. <사진=pixabay>

한 천체가 특정 행성의 위성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발견자 외 천문학자들의 연구를 거치기 때문이다. 어떤 위성은 10년이 지나서야 정식 공표되기도 한다. 스콧 셰퍼드가 발견한 7개 천체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목성 위성으로 인정받았다.

목성은 2021년 11월 15일 위성 1개, 2022년 12월 20일 2개, 그리고 이달 5일 2개 등 최근 석 달 사이 위성 5개를 추가하면서 토성을 제치고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가진 행성 1위에 올랐다. 이번에 7개가 늘면서 토성과 격차는 8개로 벌어졌다.

목성의 새 위성 중에는 눈여겨볼 것이 있다. 새로 발견되는 위성들은 대부분 역행 위성(행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함)인데, 'S/2018 J4'는 순행 위성이다. 'S/2018 J4'의 궤도 경사각이나 궤도 반경은 스콧 셰퍼드가 2003년 관측한 목성의 제46 위성 '칼포(Carpo)'와 비슷하지만, 궤도 이심률(물체의 궤도가 진원에서 벗어난 정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스콧 셰퍼드는 "칼포는 고유한 역학 시스템에 의해 궤도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목성의 다른 위성끼리 중력 상호작용에 의해 칼포의 공전 궤도 기울기는 일정 범위 내에서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행성학자 스콧 셰퍼드가 발견한 목성 위성들의 각 궤도 <사진=스콧 셰퍼드>

그는 "이 값을 초과하면 궤도가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부근에 다다르는 극단적 타원 궤도에 들어간다"며 "이 경우 갈릴레이 위성에 충돌하거나 목성의 주회 궤도에서 튕기게 되는데, 칼포는 이런 독특한 '칼포군'에 속하는 유일한 위성이었다"고 덧붙였다.

즉 칼포와 비슷한 궤도를 공전하는 'S/2018 J4'는 역학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위성이 될 전망이다. 'S/2018 J4'는 칼포군에 속하는 또 하나의 천체가 되거나, 칼포군과도 다른 독자적 그룹을 창조할 위성일 것으로 스콧 셰퍼드는 추측했다.

이번에 목성이 위성을 대량 추가한 것은 천문학계에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토성과 순위 경쟁은 여전히 무의미하다. 순위가 언제 뒤바뀔지 모를 만큼 태양계 행성은 우리가 모르는 위성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목성은 직경 800m 넘는 위성이 600개가량 더 있다고 추정된다. 관측 장비의 정확도가 올라갈수록 목성 또는 토성, 또 다른 태양계 행성에서 위성이 새로 발견될 가능성은 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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