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척추동물의 뇌 화석이 공개됐다. 약 3억1900만 년 된 물고기 화석의 CT 스캔 결과 드러난 뇌는 고대어가 현생종에 이르기까지 겪은 진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줄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영국 버밍엄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일 ‘네이처(Nature)’에 소개된 논문에서 3억1900만 년 된 고대어 ‘코코케팔루스 윌디(Coccocephalus wildi)’ 화석의 머리 부분에서 잘 보존된 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코케팔루스 윌디’는 단단한 뼈를 지닌 조기류 물고기다. 조기류는 머리 양쪽 아가미를 보호하는 얇고 넓은 뼈로 된 판을 가졌다. 잉어목을 시작으로 농어목, 복어목, 철갑상어목 등 무려 약 2만7000종이 조기류에 속한다.

동전과 비교한 코코케팔루스 윌디의 뇌 <사진=미시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고대에 죽어 땅에 묻히고 화석이 된 3억1900만 년 전 ‘코코케팔루스 윌디’의 뇌가 현생 물고기만으로는 알 수 없는 조기류의 뇌 진화 과정을 이해할 단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 화석은 약 100년 전 영국 모처의 탄광에서 발굴된 것”이라며 “CT 스캔 기술이 점차 발달한 덕에 최근 연구에서 화석의 두개골 내용물을 보다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CT 스캔으로 잡아낸 뇌의 크기는 약 2.5㎝다. 비록 화석이지만 신경이 온전할 정도로 뇌 전체가 멀쩡하게 보존됐다.

화석을 통해 재현한 코코케팔루스 윌디 및 뇌의 상상도 <사진=버밍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현생 조기류의 뇌는 배아 속에서 발달하면서 바깥쪽으로 성장한다”며 “‘코코케팔루스 윌디’의 뇌 분석 결과 성장 방향은 이와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현생 주걱철갑상어의 뇌와 상당히 비슷하다”며 “주걱철갑상어는 3억 년 전 조기류에서 갈라진 고대어로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어류를 포함한 고대 동물의 뼈 화석은 지금껏 숱하게 발굴됐다. 다만 뇌와 같은 부드러운 조직의 화석은 아주 드물다. 고대 동물과 현생 동물의 뇌를 비교하면 진화 과정을 세세히 알 수 있지만 뇌 화석 자체가 희귀해 관련 연구가 진전되지 못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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