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오징어.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냉난방은 물론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액체 창(Liquid windows)’이 개발됐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팀은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고 색상이 변화하는 오징어 피부를 본뜬 ‘액체 창’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지난달 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먼저 공개됐다.

연구팀은 세계 경제가 유례 없이 침체되고 물가가 치솟아 냉난방비 및 전기세 등 생활 요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액체 창’이 훌륭한 돌파구가 된다는 입장이다.

얇은 플라스틱 시트를 겹치고 내부에 액체를 흘려보내는 구조의 '액체 창' <사진=토론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Raphael Kay, Adrian So>

‘액체 창’은 유입되는 빛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실시간으로 컨트롤, 건물 내부의 밝기와 온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미 전류로 투명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창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며 “오징어 피부를 본뜬 ‘액체 창’은 단지 실내로 들어오는 빛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그 파장이나 세기까지 세세하게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입되는 태양광으로 실내는 밝게 비추면서 열기나 냉기는 확실히 차단할 수 있다”며 “건물의 기존 냉난방 및 조명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반으로 줄일 만큼 절약 효과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피부 색을 순식간에 바꾸는 오징어 <사진=pixabay>

‘액체 창’은 투명한 플라스틱 시트를 겹친 구조다. 그 틈새에 액체를 흘려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액체에 색소와 빛을 반사하는 아주 미세한 입자를 혼합해 태양광이나 인공광이 유입되는 양을 조절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액체 창’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조사한 결과, 근적외선 투과율을 조절하는 시트만 활용해도 냉난방 및 조명 에너지를 1년에 약 25% 줄일 수 있다”며 “가시광선을 조절하는 시트를 추가하면 에너지 절약률은 50%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주택이나 회사 등에서 사용되는 실내 냉난방 및 조명 에너지는 생각보다 많다. 회사나 공공시설의 경우 자기 집이 아니라는 생각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향도 있다. 연구팀은 ‘액체 창’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빛의 양과 종류, 방향을 전략적으로 조절, 광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