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통증 없이 약물을 체내로 쏴주는 초음파 패치가 개발됐다. 따끔한 주삿바늘이 너무나도 두려운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피부에 부착하면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는 무통 초음파 패치를 선보였다.

연구팀은 바늘로 피부를 뚫고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를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며,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들은 아예 강박에 시달리는 사실에 주목했다. 주사 대신 경구 투약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지만, 약에 따라 반드시 혈관에 주입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MIT가 개발한 초음파 패치. 주삿바늘 대신 약물을 체내에 투입한다.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안심하고 약물을 주입할 방법을 고민한 연구팀은 통증이 없는 초음파 패치를 설계했다.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이라는 합성고무를 이용, 피부에 접착제 없이 잘 붙고 무해한 투명 패치를 두 장을 뽑아냈다. 그 사이에는 초음파를 발생하는 압전 트랜스듀서를 내장했다.

압전 트랜스듀서는 전기적 진동을 기계적 진동으로 변환해 주는 소자다. 이 패치는 여기서 발생하는 초음파를 피부에 쏘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통로를 만든다. 이를 통해 패치에 묻힌 약이 자연스럽게 체내에 전달되는 구조다.

연구팀은 돼지 피부와 비타민B3의 일종인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활용해 약물 투입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피부에 바를 때보다 26배나 더 투약할 수 있었다. 통증이 덜하다고 알려진 마이크로 니들이 6시간에 걸쳐 투약할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단 30분 만에 체내로 주입했다.

주삿바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초음파 패치로 투약할 수 있는 것은 나이아신아마이드 뿐만이 아니다"며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비롯해 강력한 진통제 펜타닐 같이 혈액에 흘려보내야 하는 다양한 약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개 주사가 두려운 사람들은 경구 투약을 선호하지만 약 성분 일부가 소화돼 버린다"며 "주사를 견디지 못하거나, 인슐린 등 지긋지긋한 주사를 매일 맞는 당뇨 환자라면 이 패치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가볍고 피부에도 잘 붙는 패치가 약물 투입은 물론 상처 치료나 미용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질병이나 부상 때문에 식도를 통한 음식 섭취가 어려운 경우 영양분 투입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치료제를 반영구적으로 투여하기 위해 패치를 체내에 매립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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