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유인 달 탐사를 진행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비행사들의 실감 나는 훈련을 위해 대규모 모의 달 표면을 제작했다.

NASA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 텍사스 휴스턴 소니 카터 훈련센터 내 중성부력 실험장(Neutral Buoyancy Laboratory, NBL) 내에 대규모 달 표면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NBL은 가로 약 60m, 세로 약 30m, 깊이 약 12m의 거대 수조로, 물 약 620만 갤런(약 2300만ℓ)을 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미세 중력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지금까지 약 30년간 우주비행사들이 이곳에서 미세 중력 적응 훈련을 받았다.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가하는 비행사들이 달 표면을 재현한 NBL 바닥에서 보행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조만간 달 표면을 밟을 비행사들을 위해 실제 달 표면과 최대한 비슷한 토양 부스러기와  모래, 돌조각들을 NBL 바닥에 깔았다. 이곳에서는 미세 중력 하의 달 표면 보행부터 토양 샘플 채취 등 다양한 실전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소니 카터 훈련센터 관계자는 “2020년대 후반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III’ 미션에서는 우주인들이 실제로 달표면에 내려가게 된다”며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려면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르테미스III’ 미션의 착륙 후보지는 달 남극 영구 음영 지대다. NASA는 진짜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명도 달 남극 영구 음영 수준에 맞췄다. 우주복을 입은 비행사들은 지구의 약 1/6 수준의 미세 중력 및 어둠과 싸우며 달 표면의 감각을 최대한 익히고 있다. 

미세 중력이 작용하는 달 표면을 걸으면서 토양 샘플을 채취하는 훈련을 받는 우주비행사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소니 카터 훈련센터의 시설은 인류의 우주 탐사 발전에 따라 변화해 왔다. NASA가 ‘아폴로 계획’을 진행하던 1960년대만 해도 비행사들은 NBL보다 훨씬 작은 존슨 우주센터의 수영장에서 미세 중력 훈련을 받았다. 

NASA 관계자는 “우주왕복선 선외 활동 및 국제우주정거장(ISS) 장기 체류 등 우주비행사들의 임무가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점점 더 큰 시설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활용하는 NBL에서는 우주선 발사부터 ISS 선외 작업, 우주 유영, 우주선의 해상 착륙, 고장 수리, 비행사 구조 등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NBL에서는 ISS 선외 작업이나 구조 활동 등 우주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상황의 모의 훈련이 이뤄진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NBL에서는 지난해 12월 ‘아르테미스I’ 미션을 마치고 태평양에 입수한 오리온 우주선의 회수 연습도 진행됐다. 수영장은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중력이 조금씩 강해지는 구조여서, 한가운데에서는 무중력(제로G)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하다.

한편 NASA는 지난해 12월 오리온 우주선을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탑재, 발사한 뒤 달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아르테미스I’ 미션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우주비행사 4명이 참가하는 ‘아르테미스II’ 미션을 앞두고 있다. 총 3단계로 구성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궁극적 목표는 전진기지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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