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지구 대기권과 가까워지는 허블우주망원경을 구하기 위해 강제로 고도를 올리는 방법이 제안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로 벌써 33년째 현역으로 활약 중인 허블우주망원경의 고도 상승을 위해 민간 업체들의 아이디어를 모집 중이다.

일본과 미국의 우주개발 업체 애스트로스케일과 모멘투스(Momentus)는 28일 각 채널을 통해 허블우주망원경의 운용 기간을 연장할 고도 상승 방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지난 9일 NASA가 추진하는 허블의 고도 상승 프로젝트 '리부스트(REBOOST)'의 중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공동으로 내놓은 허블망원경 고도 상승 방법의 핵심은 모멘투스가 개발한 궤도간 수송기 '비고라이드(Vigoride)'와 애스트로스케일이 고안한 랑데부(두 기체가 우주 공간을 나란히 비행) 및 도킹 기술의 접목이다. 

다양한 관측 성과를 낸 허블우주망원경. 처음 발사할 당시보다 고도가 약 80㎞ 낮아졌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모멘투스 관계자는 "'비고라이드'를 소형 로켓으로 지구 저궤도로 발사하고 자체 추진기를 활용, 허블우주망원경에 접근한다"며 "로봇 팔로 망원경 본체를 잡고 이동, 물리적으로 궤도를 50㎞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비고라이드'는 물을 마이크로파로 가열해 분사하는 추진기가 장착돼 있다"며 "이를 이용해 허블우주망원경의 새로운 궤도상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우주 쓰레기를 완전히 제거해 향후 관측 활동을 돕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3년 설립된 애스트로스케일은 우주 쓰레기 제거 솔루션에 특화됐다. 2021년 자사 기술로 만든 위성 'ELSA-d'를 발사해 능동적인 우주 쓰레기 제거 작업을 펼치고 있다. 2017년 세워진 모멘투스는 소형 위성의 궤도 진입을 책임지는 궤도간 수송기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 모두 우주 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친환경 동력을 추구한다.

2009년 5월 13일 NASA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 카고에 수납된 채 정비를 받는 허블우주망원경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1990년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은 지난해 7월 관측 활동을 시작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한참 선배 기종이다. 33년간 활동하는 동안 NASA가 우주왕복선 등을 이용해 궤도를 올리고 관측 장비의 업그레이드도 실시했다. 다만 NASA가 2009년을 끝으로 우주왕복선 운용을 마치면서 더 이상 허블망원경의 보수도 이뤄지지 않았다.

NASA 관계자는 "발사 초기 고도가 약 610㎞였던 허블우주망원경은 30년 넘는 세월 동안 고도가 약 530㎞까지 낮아졌다"며 "지구로 재진입하게 되면서 장비가 소멸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2030년대 중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정한 허블우주망원경의 운용 시한은 2026년 6월이다. NASA는 최근 조사에서 허블의 기체 상태가 양호하고 관측 장비들도 멀쩡해 운용 기간을 늘릴 방안을 고민해 왔다. 지난해 10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곤'을 이용한 망원경 상태 점검 및 고도 상승 방안 합동 연구에 합의한 NASA는 그해 12월 현재 장비 상태를 담은 정보를 제공하고 민간 업체들의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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