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에 포함된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심혈관계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라스무스대학교 연구팀은 21일 발표한 실험 보고서에서 사람 머리카락에 포함된 코르티솔(코르티졸)의 양을 조사하면 향후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을 대략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심신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급격히 늘어난다. 코르티솔이 모발에 축적되면 흰머리나 탈모가 일어난다는 가설에 주목한 연구팀은 모발 속 코르티솔 양을 통해 스트레스성 예측이 가능하다고 추측했다.

심혈관 질환 예방은 정기적 진단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16만7000명가량의 네덜란드 성인의 최근 5~7년간 건강 지표를 분석했다. 무작위로 수집된 피실험자들의 모발 샘플 6341개에 포함된 코르티솔 양을 조사해 스트레스 호르몬과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모발의 코르티솔 양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뇌졸중이나 심장발작에 걸릴 가능성이 대략 2배 높았다.

실험 관계자는 "모발의 코르티솔 양이 많은 피실험자들이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위험은 57세 이하에서는 3배까지 올라갔다"며 "그 이상 연령대에서는 오히려 코르티솔과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이 약해졌다"고 전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은 모발에 축적돼 탈모나 흰머리를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대로라면 60세 이하의 청년~중년층이 장년이나 노년층보다 코르티솔에 의한 스트레스성 질환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흰머리가 생기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것도 코르티솔의 모발 축적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르티솔이 심혈관 질환은 물론 당뇨 등 성인병과 연결된다는 가설은 오래됐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코르트솔이 심혈관 질의 직접적 원인임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그 연관성은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험 관계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머리에 쌓인다는 점은 주지할 만하다"며 "어느 국가에서도 건강검진을 할 때 모발에 포함된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사하지는 않는 만큼, 향후 변화의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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