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년 된 이집트 사후레 피라미드에서 석실 8개가 새로 발견됐다. 이 피라미드는 이집트 제5왕조 2대 파라오가 안치된 곳으로 고왕국 이집트 문화와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독일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W)는 이집트 고고학자들과 공동 발굴 조사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일 발표했다. 사후레 피라미드는 이집트 제5왕조 파라오 및 귀족의 피라미드와 장제전이 즐비한 아부시르에 자리한다.

아부시르는 고대 이집트 유적이 많은 기자와 왕조의 집단 매장지 사카라 사이에 있다. 때문에 많은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이 주목한 곳인데, 10개 넘게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피라미드는 현재 3개만 남았다. 사후레 피라미드는 그중에서도 규모가 커 많은 발굴 조사가 이어졌다.

사후레 피라미드 내부에서 석실 8개가 새로 발견됐다. <사진=이집트관광유물부 공식 페이스북>

조사 관계자는 "이 피라미드는 기원전 2400년 이집트 제5왕조를 다스린 사후레의 이름을 땄다"며 "아부시르에 묻힌 첫 파라오라는 점에서 그의 피라미드에서는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발굴은 피라미드 내부 석실 청소 및 피라미드 붕괴를 막는 보강 작업과 함께 이뤄졌다"며 "1836년 영국 고고학자 존 페링이 피라미드에 비밀의 석실이 있다고 주장한 후 187년 만에 비밀의 방들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존 페링은 사후레 피라미드 전실 벽이 심하게 무너졌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에 따르면, 전실 북동쪽 모서리와 동쪽 벽이 모두 무너졌고 30㎝ 크기의 구멍으로 건너편이 보일 정도로 붕괴가 심했다. 존 페링은 어디론가 향하는 좁다란 통로의 흔적도 발견했지만 피라미드 잔해가 가득 차 더 접근하지 못했다.

이집트 제5왕조 2대 파라오 사후레가 안장된 피라미드 전면(왼쪽)과 비밀 석실 일부(오른쪽)로 향하는 통로(가운데) <사진=JMUW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1907년 사후레 피라미드를 탐사한 독일 고고학자 루트비히 보르카르트는 비밀의 석실이 있다는 존 페링의 가설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그의 의견이 학계에서 힘을 받으면서 비밀 석실은 오랫동안 조사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존 페링의 생각이 맞는다는 사실은 JMUW가 이집트 고고학자와 합동으로 진행한 사후레 피라미드 정밀 조사 프로젝트를 통해 비로소 드러났다. 공동 발굴 조사팀은 실제로 비밀의 석실 통로 흔적을 발견했고 지금까지 8개의 비밀 석실을 파악했다.

발굴 조사팀은 첨단 장비를 활용해 붕괴가 진행되는 사후레 피라미드의 정밀 지도를 작성했다. <사진=JMUW 공식 홈페이지>

이번 조사에서는 피라미드 내부의 3D 레이저 스캔 등 첨단 기술을 통한 석실 구조 매핑이 도움이 됐다. 조사팀은 이를 토대로 붕괴가 진행되는 사후레 피라미드 내부를 보수하면서 정확하고 안전한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매핑 자료는 외부 연구팀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피라미드 전체의 내부 구조도가 완성됐다.

조사 관계자는 "사후레는 기원전 2490년에서 2475년 이집트를 통치하면서 고왕국 시대 이집트 건축과 문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가 안치된 사후레 피라미드는 전임 파라오의 것보다 작지만 세밀한 구조와 석회암의 사용 등 건축학적으로 혁신적 요소가 다분해 피라미드 디자인의 변천을 알려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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