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밤하늘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한 나선은하 형태의 빛이 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지난 20일 오후 7시30분경(현지시간) 남섬 와카티푸 호반 도시 퀸스타운을 비롯해 모투에카에서 거대하고 창백한 나선은하 형태의 빛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한 이 빛은 캄캄한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거대한 소용돌이 모양의 빛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20일부터 SNS에 도배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물체는 처음에는 작았다가 점점 커졌다. 심지어 북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트위터리안들이 제보한 기묘한 빛 <사진=트위터>

한 목격자는 “처음에는 작은 흰색 소용돌이였으나 10분 정도 만에 3배까지 커지더라”며 “하늘에 보이는 비행기보다도 빠른 속도로 북쪽을 향해 이동하다 사라졌다”고 전했다.

놀랍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광경은 뉴질랜드 밖에서도 이슈가 됐다. 일부에서는 블랙홀 또는 나선은하라는 설이 제기됐으나 이는 과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심지어 외계인이 출몰한 증거라는 사람도 있다.

빛 덩어리의 실체는 스페이스X의 주요 발사체 팰컨9로 파악됐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이달 17일부터 사흘 연속 팰컨9 로켓을 쏘아 올렸다. 자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위한 통신위성이나 독일 군사위성 등을 정해진 궤도에 올려놓을 목적이었다.

퀸스타운과 모투에카 각지에서 포착된 밤하늘의 빛. 형태 자체는 나선은하를 닮았다. <사진=트위터>

천문학자들은 팰컨9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을 때 발생하는 구름이 뉴질랜드 사람들을 놀라게 한 빛의 실체라고 전했다.

오클랜드대학교 물리학자 리처드 이스터 교수는 “로켓 뒤쪽에서 연료 추진제가 방출되면 물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그것이 태양에 비친 우주 공간에서 단시간에 구름을 형성한다”며 “위성 궤도와 태양의 상대적 위치가 기묘한 구름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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