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을 아름답게 물들인 적외선 오로라가 관측됐다. 천문학계는 천왕성에서 자외선 오로라가 확인된 적은 있지만 적외선 오로라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천문학 연구팀은 23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 켁II 망원경을 사용해 관찰한 천왕성의 적외선 오로라를 소개했다.

지구에서도 볼 수 있는 오로라는 태양이 방출한 고에너지 하전입자가 행성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쏟아지고, 원자와 충돌하면서 나타난다. 천왕성처럼 대기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진 행성의 오로라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 파장으로 이뤄진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태양의 먼 곳에 위치한 행성 자기장의 비밀이나 지구의 지자기 역전 현상을 예측하는 힌트가 될 수 있다"며 "외계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특정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켁II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티스트가 재현한 천왕성의 적외선 오로라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천왕성 적외선의 경우 하전입자에 의한 휘선이 확인되는데, 그 밝기는 하전입자의 열이나 대기 중의 밀도에 따라 변화하므로 이를 통해 천왕성의 온도를 계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천왕성에 적외선 오로라가 발생할 때 대기에 포함된 하전입자의 밀도가 확연히 높아지는 반면, 온도는 거의 변화하지 않는 사실도 알아냈다. 주된 원인으로는 오로라에 의한 이온화가 거론됐다.

조사 관계자는 "천왕성 등 태양계 거대 가스행성의 온도는 모두 태양에서 오는 열로 추측한 것보다 수백 ℃ 높다"며 "이런 행성이 왜 이렇게 뜨거운지 아직 모르지만 오로라 자체에서 열이 발생한다는 설이 힘을 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1년 NASA의 찬드라 X선 망원경이 잡은 천왕성. 분홍색 부분은 대량의 X선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이 언급한 지자기 역전은 지구 자기의 방향이 바뀌는 현상이다. 지구 자기장은 남극에서 북극으로 향하는데, 지자기 역전이 일어나면 그 흐름이 반대가 된다.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면 실제로 이런 일이 여러 번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조사 관계자는 "지자기 역전이 인공위성이나 통신망,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며 "천왕성은 자전축과 자기축이 어긋나는 바람에 지자기 역전이 매일 일어나는 만큼 이를 잘 연구하면 지구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계의 일곱 번째 푸른 행성 천왕성은 최근 찬드라 X선 관측위성(Chandra X-ray Observatory) 등을 통한 정밀 관측이 활발하다. NASA는 2021년 천왕성 표면을 둘러싼 대량의 X선을 처음 관측해 관심을 모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