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고대 파충류의 피부 화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지구상에 서식한 초기 유양막류 동물 캡토리누스(Captorhinus)의 껍질로, 화석의 추정 연대는 무려 약 3억 년이다. 

중국 지린대학교 공룡진화연구센터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내용은 지난 11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먼저 소개됐다.

에단 무니 지린대 교수 연구팀은 캡토리누스 피부 화석을 미국 오클라호마 리처드 스퍼 지역의 초기 페름기 지층에서 발굴했다. 화석은 초기 유양막류 여러 종의 피부로 생각되는데, 서식한 연대는 약 2억8800만 년 전으로 대부분 같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미국 오클라호마 초기 페름기 지층에서 발굴된 파충류 피부 화석. 초기 유양막류 캡토리누스의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에단 무니>

에단 교수는 "비늘 형상이 선명한 피부들은 초기 유양막류의 것으로 보인다"며 "양막을 구성하는 조류나 파충류 같은 유양막류의 피부는 연골어류의 뼈·껍질처럼 금세 썩어버리지만 리처드 스퍼 동굴의 특수한 환경 덕에 표본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 지구의 생물인 유양막류는 물가에서 막 벗어나 건조한 육지에 적응 중이었을 것"이라며 "분석 결과 이들은 악어나 도마뱀 등 현생종 파충류를 여러모로 닮았다"고 덧붙였다.

캡토리누스는 전기 페름기에 서식한 고대 파충류의 동료다. 화석의 두개골 부분 뒤쪽으로 띠 형태의 피부 조각이 여럿 남아 살아 있을 당시의 형태를 짐작하게 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가장 오래된 파충류의 피부 화석은 약 1억5000만 년 전 표본인 만큼 이번 발견으로 관련 연대가 1억3000만 년 이상 앞당겨졌다. 

과거 발견된 골격 화석을 토대로 아티스트가 재현한 캡토리누스 <사진=Nobu Tamura>

에단 교수는 "캡토리누스의 피부 표본은 이 동물이 현대 악어와 흡사한 껍질을 가졌고 이를 이용해 건조한 뭍에서 생활했음을 시사한다"며 "CT를 이용해 화석을 자세히 살펴보니 내부 구조 역시 현생종 악어와 비슷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교수는 "캡토리누스는 현생종 악어나 대형 도마뱀이 이동할 때 보여주는 특유의 보행 방법을 사용했다고 생각된다"며 "이번 발견은 지구에 출현한 초기 파충류가 물에서 나와 육지에 적응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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