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전파 폭발(Fast Radio Burst, FRB, 빠른 전파 폭발)을 전후해 중성자별의 자전 속도가 급격하게 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교토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15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FRB의 이 같은 특성을 소개했다. FRB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전파 펄스를 뿜어내는 천체 현상으로 원인을 둘러싸고 아직 수수께끼가 많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2만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중심부 근처의 마그네타 'SGR 1935+2154'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 엄청난 자기장을 가진 마그네타 같은 중성자별은 펄스 주기가 몇 초에 걸쳐 짧고 아주 불규칙하다. 순식간에 고에너지 폭발이 일어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

중성자별 중에서도 자기장이 엄청난 마그네타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SGR 1935+2154'는 2020년 FRB 현상이 우연히 관찰됐고, 2022년 10월 10일부터 X선 방사가 활발해졌다"며 "국제우주정거장(ISS) 및 인공위성을 활용한 관측 도중 2022년 10월 14일 FRB가 다시 일어났고, 4시간에 걸쳐 'SGR 1935+2154'의 자전 속도가 급상승하는 글리치 현상이 2회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약 3초에 1회전하는 'SGR 1935+2154'는 당시 첫 자전 속도가 급상승한 후 급감하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며 "자전 속도가 널을 뛴지 약 9시간 만에 천체가 방출한 에너지는 태양복사의 5년 치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추측했다.

우리은하에서 확인된 FRB의 분포도. FRB는 2007년 처음 관측됐으며, 이후 약 100건이 확인된 수수께끼의 천문 현상이다. <사진=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FRB는 2007년 처음 천문학계에 보고된 비교적 최근의 천문 현상이다. FRB가 일어난 전후로 마그네타의 자전 속도가 급변하는 것을 알아낸 것은 전례가 없다. 지금껏 확인된 FRB 자체가 적고 아직 발생원이 되는 천체의 정체나 자세한 구조도 드러나지 않았다.

학계는 이번 관측 성과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진 고속 전파 폭발 현상의 원인을 알아내고 우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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