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꿀벌 사이의 의외의 유사성이 발견돼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조사에서 인간과 꿀벌의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유전자 메커니즘이 거의 같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곤충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최신호에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꿀벌의 사회행동을 조사하던 연구팀은 꿀벌과 인간이 진화의 어딘가에서 공통되는 사회성 구조를 이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동물의 사회성은 종과 개체의 차이가 분명하다. 그 원인으로는 타고난 기질이나 환경이 꼽히는데, 이번 연구는 유전자의 차이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일리노이대 곤충학자 애덤 해밀턴 연구원은 "종과 개체의 사회성은 기질이나 사회적 입장, 과거의 경험 등 환경 요인에 좌우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도 중요시된다"며 "다만 사회성의 차이를 낳는 유전자나 뇌내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꿀벌은 사회성이 뛰어난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pixabay>

이어 "이런 이유로 우리는 꿀벌의 사회적 행동과 유전자의 관계를 상세하게 조사하는 실험을 기획했다"며 "놀랍게도 꿀벌과 인간 사이에서 사회적 행동에 관여하는 유전적 공통점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실험에는 서양꿀벌(Apis mellifera)이 동원됐다. 총 3개 벌집에서 모은 야생 서양꿀벌 357마리의 몸에 일일이 작은 바코드를 부착한 연구팀은 유리로 만든 관찰용 케이지 밖에서 각 행동을 기록했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트로팔락시스(trophallaxis)로 불리는 곤충 특유의 사회적 행동이다. 이는 토사물을 다른 개체가 섭취해 정보를 교환하는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수법이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 무리를 지어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의 특성은 동물들에게서도 종종 확인된다. <사진=pixabay>

애덤 해밀턴 연구원은 "벌들의 행동 데이터와 유전 정보를 대조한 결과 트로팔락시스 빈도가 높은 꿀벌은 공통적으로 18개 유전적 변이가 확인됐다"며 "특히 특수 단백질 neuroligin-2나 수용체 nmdar2의 변이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인간의 사회성 및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즉 꿀벌과 인간이라는 멀리 떨어진 종 사이에 사회적 행동을 뒷받침하는 공통의 유전적 메커니즘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종도 의외로 비슷한 유전 메커니즘을 가졌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본 연구에서는 동료와 교류가 많은 꿀벌일수록 뇌내 유전자 활동이 잦고, 덜 사교적인 개체와 유전자 발현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이 점에서 연구팀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이 단순히 성격이나 우연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의 작용에 기초한 생물학적 특성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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