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박테리아를 시멘트에 주입해 축전지로 만드는 신기한 기술에 학계가 주목했다. 이를 고도화하면 새로운 유형의 친환경 에너지가 탄생할지 모른다고 학자들은 기대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미생물학 연구팀은 이달 17일자 국제 학술지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Shewanella oneidensis)라는 박테리아의 놀라운 능력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미생물이 가진 경이로운 생명력을 조사하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기획했다. 이중 미생물을 시멘트에 주입하는 실험도 있었는데, 여기서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의 특수 능력이 확인됐다.
오르후스대 뤄치 연구원은 "원래 이 박테리아는 물질의 표면을 횡단해 전자를 전달하는 특이한 능력을 가졌다"며 "시멘트 내에서 에너지를 운반하는 역할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험 결과 시멘트는 마치 생명을 얻은 것처럼 박테리아에 의해 전기에너지를 축적하고 방출하는 전하 운반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이는 축전지처럼 반복 사용이 가능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험에서는 무려 1만 사이클을 사용한 후에도 기본 용량의 85%를 유지하는 안정감이 확인됐다. 더 대단한 것은 박테리아가 죽더라도 간단한 방법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면 바로 재생됐다는 점이다.
뤄치 연구원은 "미생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마이크로 유체 회로를 시멘트에 심었다"며 "해당 회로를 이용해 영양분을 보내고 시스템을 재각성하면 원래 에너지 용량의 80%가량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신소재는 극단적 온도에 노출하는 등 가혹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했다"며 "심지어 시멘트 블록을 6개 연결했더니 LED 라이트를 점등하기 충분한 전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테리아를 심은 시멘트는 다른 소재와 비교해 저렴하고 확장도 용이하다. 박테리아는 자연계에 널려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기술이라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뤄치 연구원은 "박테리아 시멘트의 에너지 밀도는 178.7Wh/㎏으로 실용적 소재가 되기까지 연구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기술이 고도화되면 건축물의 기초나 교량, 도로면에 도입해 태양광 발전과 같은 재생 에너지를 보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