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의 표면에 이따금 발생하는 빛에 관련된 학자들 연구가 꾸준하다. 고대 문헌에도 목격담이 존재하는 달 표면의 발광 현상은 수천 년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유럽우주국(ESA)은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수수께끼의 달 발광 현상에 관한 연구가 고정밀 관측 기술 덕에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달 표면의 불규칙한 발광은 유형이나 원인이 다양하다고 생각된다.
천문학자들은 섬광처럼 번쩍이는 것부터 몇 시간에 걸쳐 빛나는 달의 모든 발광을 일시적 달 현상(transient lunar phenomena, TLP)으로 총칭했다. TLP는 색상도 다양해서 흰색부터 빨간색, 보라색이 관측되기도 한다.
TLP에 대한 기록은 고대 문헌에 등장한다. 중세 유럽 학자들의 천문학 기록에는 “달이 붉게 빛났다” 또는 “불과 같은 점이 나타났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독일 태생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은 1787년 4월 19일 초승달의 어두운 쪽에서 몇 시간 이어지는 밝은 빛을 관측했는데, 이것이 TLP의 과학적인 첫 기록이다.
TLP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일본 국립전기통신대학 야나기사와 마사히사 명예교수는 “1분 안에 사라지는 짧은 빛은 운석 충돌로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무게 0.2㎏ 정도의 운석이 달 표면에 충돌하면 충격으로 암석이 고온으로 달궈지며 식을 때까지 잠시 빛을 낸다”고 설명했다.
운석 충돌로 인한 TLP는 달 충돌 섬광(lunar impact flash, LIF)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전부터 LIF가 보편적인 TLP라고 추측했으나 실제 관측은 성능이 괜찮은 캠코더가 보급된 1990년대 들어서야 가능했다.
야나기사와 교수 연구팀은 1999년 사자자리 유성우 관측 도중 LIF를 처음 확인했다. 이 성과는 2002년 국제 학술지 이카루스(Icarus)에 발표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ESA가 지원한 그리스 아테네 국립천문대의 TLP 관측 프로젝트 넬리오타(NELIOTA)를 통해 9년간 LIF 193건이 관측됐다.
당시 데이터에 따르면, 달의 서쪽에 위치한 폭풍의 바다 부근에서 많은 섬광이 파악됐다. 다만 아테네 국립천문대는 실제로는 달 전체에 거의 균등하게 운석이 충돌하기 때문에 LIF는 달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학자들은 몇 분간 계속되는 빛의 경우 달 내부에서 방출된 방사성 기체와 관련성을 의심했다. 2008년과 2009년 국제 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에 게재된 연구는 달의 내부에 쌓인 우라늄이 붕괴하며 생성되는 방사성 기체 라돈이 지진 등 자극으로 분출해 빛을 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 빛의 경우 태양풍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2012년 연구에서는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전입자의 흐름, 즉 태양풍이 달 표면의 티끌을 대전해 100㎞에 달하는 먼지 구름을 형성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이 구름이 별이나 행성의 빛을 굴절하면 달 자체가 발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야나기사와 교수는 “현재 이 생각이 장시간 이어지는 TLP를 설명할 유력한 가설이기는 하다”면서도 “달의 앞을 가로지르는 인공위성의 빛 궤적이라는 주장도 일면 타당해 관련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