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상의 천체 타투인(Tatooine)과 같이 쌍둥이 항성을 공전하는 외계행성이 촬영됐다. 두 개의 태양이 뜨고 지는 타투인은 '스타워즈' 시리즈 팬이라면 누구나 친숙한 영화 속 배경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천문학자 제이슨 왕 교수 연구팀은 11일 국제 학술지 Astronomy and Astrophysics(A&A)에 주성 두 개를 공전하는 외계행성 HD 143811 ABb를 소개했다.
HD 143811 ABb는 지구에서 약 446광년 떨어진 항성 2개를 공전하는 젊은 행성이다. 영화 '스타워즈' 속 주요 배경인 타투인과 같이 태양을 2개 가진 행성이 촬영되면서 많은 관심이 모였다.
제이슨 왕 교수는 "이번 발견은 최신 관측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략 10년 전에 얻은 데이터 속에 잠들어 있었다"며 "2014년 박사과정 당시 제작에 참여한 관측 장비 제미니 플래닛 이미저(GPI)가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GPI는 밝은 별빛을 선글라스처럼 차단하고 그 옆에 자리하는 어두운 행성을 직접 촬영하기 위해 고안됐다. GPI를 칠레 세로파촌에 자리한 제미니 남천문대 망원경에 장착하고 500개 넘는 별을 조사했지만 발견된 새 행성은 단 1개뿐이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나 GPI가 얻은 관측 정보를 재해석한 제이슨 왕 교수는 2016년부터 2019년에 걸쳐 촬영한 이미지 속에 쌍둥이 항성의 움직임에 맞춰 이동하는 작은 점을 발견했다. 행성임을 알아챈 교수는 HD 143811 ABb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임스 왕 교수는 "항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방출해 빛나는 별을 말한다. 쌍성계 항성은 두 별이 서로의 중력으로 끌어당기면서 빙글빙글 도는 것"이라며 "이 주변을 도는 HD 143811 ABb는 목성의 6배 크기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교수는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은 극소수로, 타투인 같은 행성이라고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케플러-16b가 유명하다"며 "케플러-16b는 행성이 별 앞을 가로지를 때 그림자(감광)를 관측한 간접 발견이지만 HD 143811 ABb는 직접 촬영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직접 촬영한 경우는 전례가 없다. 인류가 발견한 외계행성은 대략 6000개나 되지만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 자체가 적은 관계로 이번 발견은 많은 학자가 주목했다.
연구팀은 HD 143811 ABb가 탄생한 지 약 1300만 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행성이라고 봤다. 우주의 역사로 보면 막 태어난 아기로, 아직 열이 충분해 표면 온도는 무려 770℃ 이상으로 추측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HD 143811 ABb가 불과 18일 만에 서로의 주위를 도는 두 주성의 바깥쪽을 약 300년에 걸쳐 공전하는 사실도 파악했다. 매우 빠르고 격렬하게 춤을 추는 쌍둥이 항성 주위를 멀리서 HD 143811 ABb가 구경하듯 돈다고 연구팀은 표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