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고양이는 도도하고 제멋대로라지만 나름대로 감사와 애정을 표현할 줄 안다. 이는 오래 고양이를 들여다보며 관찰한 선행연구에서도 밝혀졌다. 콜린 람보와 줄리 헌트 등 미국 고양이 전문가들은 잇단 기고에서 수의사로서 널리 알리고 싶은 고양이의 땡큐 사인(sign of thanks) 8가지를 소개했다.
1. 오다 주웠다 집사야
고양이가 이따금 물건을 물어와 집사에 건네는 행동은 분명한 감사의 표시다. 일부 전문가는 어미 고양이가 새끼에 사냥을 가르치는 행동의 잔재로 해석하지만, 어쨌든 집사에 대한 호의가 담겨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쥐나 새 등 죽은 사냥감을 물고 오더라도 고양이를 나무라지 말고 몰래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줄리 헌트 박사는 조언했다.
2. 집사 껌딱지
고양이가 집사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도 뚜렷한 감사의 표현이다. 거실부터 큰방, 작은방, 주방, 화장실까지 껌딱지처럼 집요하게 쫓아오는 것은 고양이가 집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의사표시다. 고양이가 발 밑에 달라붙을 때, 부드럽게 쓰다듬으면 최고의 화답이 된다.
3. 머리를 부비부비
고양이가 머리를 집사의 손이나 발에 비비는 동작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애정 표현이다. 고양이는 머리의 측면 냄새샘을 문질러 체취를 상대에 옮긴다. 콜린 헌트 박사는 이는 마킹의 일종이며 집사가 나의 것으로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이때 집사가 움직이지 않고 손으로 받아주면 고양이는 최고의 기분을 느끼게 된다.
4. 천천히 깜박이는 눈
고양이는 시선을 이용한 소통의 명수다. 고양이가 천천히 눈을 깜빡이는 슬로 블링크(slow blink) 동작은 인간의 포옹이나 키스에 해당한다. 이는 적의가 없음을 보여주며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호의를 대표한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고양이의 눈을 응시하고 천천히 눈인사를 건네면 상상을 초월하는 유대감이 형성된다.
5. 정성을 담은 꾹꾹이
고양이가 앞발을 교대로 움직이며 주인의 무릎 등을 열심히 마사지하는 꾹꾹이(kneading 또는 making biscuits)는 깊은 애정에 기반한다. 새끼 고양이가 모유가 잘 나오도록 어미의 젖을 자극하는 동작에서 유래했다. 성체가 돼서도 이 행동을 하는 것은, 집사에게 어미와 같은 신뢰를 품었음을 의미한다. 최상의 만족감을 느끼는 증거이므로 방해하지 않고 그대로 계속하게 해 주자.
6. 집사 옆에서 숙면
고양이가 집사에 다가와 잠을 자는 것은 심플하고도 강력한 감사의 메시지다. 줄리 헌트 박사는 "야생동물은 수면 중 무방비 상태가 되는데, 고양이가 일부러 주인 곁에서 잠을 자는 것은 진심으로 신뢰한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침대에 누웠을 때 발밑이나 베개 위, 심지어 배에 올라가 고양이가 잠을 청하더라도 참자. 그게 사랑의 무게다.
7. 현관까지 마중 나온다
개만큼 열정적이지 않더라도 고양이 또한 현관에서 주인을 맞이하며 기쁨을 표현한다. 콜린 람보 박사에 따르면, 귀가할 때 우당탕 달려오거나 바닥을 구르며 배를 보이는 것은, 재회의 기쁨과 안도감을 동시에 전하는 행위다. 배를 보여주는 것은 급소를 드러내는 행위로, 주인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간식을 주는 등 곧바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
8. 핥아준다
고양이가 집사의 손이나 얼굴을 핥는 행동도 감사의 표시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에 하는 그루밍과 같다. 고양이 혀는 까칠까칠해서 좀 아프고, 특유의 냄새도 풍기지만 최상의 애정 표현이므로 받아들이자. 아무리 경계심이 많고 변덕이 심한 고양이라도 오랜 세월 함께 살면 주인에 다가와 머리를 콩 부딪히고 여기저기 핥아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